1979년 일본 소니가 워크맨을 출시했다.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콘셉트의 이 제품은 당시 소니 내부에서조차 “성공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당시 소니 회장이던 모리타 아키오는 뚝심 있게 워크맨을 세상에 내놓았고, 세계 음악 시장 판도를 바꿨다.

‘스티브 잡스가 동경한 일본의 혁명적 경영인’으로 유명한 모리타 전 회장은 1921년 일본 나고야에서 300년 넘게 양조장을 운영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축음기에 푹 빠져 지냈던 그는 가업을 물려받는 대신 오사카대 물리학과에 진학했다. 1946년 도쿄의 뒷골목에서 친구 이부카 마사루와 함께 소니의 전신인 도쿄통신공업을 창업, 12년 뒤 회사 이름을 소니로 바꿨다.

테이프리코더와 초소형 트랜지스터라디오, 워크맨 등을 내놓으며 소니를 ‘기술 혁신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또 일본 재계에선 드물게 학력 타파와 실력제일주의를 주창했다.

1993년 테니스를 치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1999년 10월3일 도쿄에서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