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출산율이 1명 안팎인 ‘초저출산’은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 건수가 감소하고 출산율이 급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 고용률이 높아질수록 출산율도 높아지는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이들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7명을 넘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초저출산의 원인’이라는 내용의 보고서(2011년)를 내놔 한국 사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서유럽과 북유럽에선 혼외출산 비중이 전체 출생아의 40~60%인 반면 한국은 2%대에 불과한데, 그 이유가 미혼모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도 별 문제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고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저출산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영미 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한 해 출생하는 아이는 47만명, 낙태되는 아이도 이에 육박하는 35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 가운데 적어도 17만명은 미혼 남녀의 낙태로, 사회적 편견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혼모는 애를 키워선 안 된다는 과거의 생각을 이제는 재점검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