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한 송이 캐러 가볼까…남대천 거슬러 오르는 연어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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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체험여행지 7選 - 강원 양양
강원 양양의 가을은 매혹적이다. 전통적인 단풍 관광지인 설악산에 오색 단풍이 물들면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해양레포츠의 메카로도 명성이 높다. 흥미로운 체험거리가 풍성하고 연어와 자연 송이의 맛까지 일품이다.
낙산사, 하조대로 대변되는 양양의 바다는 진화하고 있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는데도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찾아든다. 해양레포츠를 즐기려는 청춘들이다. 죽도 해변, 기사문 해변 등은 서핑 마니아들이 단골로 방문하는 ‘서퍼들의 천국’이다. 가을 파도가 무색하게 보드를 들고 바다로 뛰어든 열혈 청춘들을 만날 수 있다. 양양 8경 중 상대적으로 한적했던 죽도정 일대는 서핑 관련 대여점, 카페 등이 들어서며 어촌 분위기와 어우러져 이색적이다.
손양면 수산항은 최근 요트마리나와 어촌체험마을이 조성돼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곳이다. 수산항에서는 투명 카누, 미니 요트 승선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체험이 기다린다. 낙산사 초입, 낙산 해변 일대는 올해 공연 거리가 조성되면서 젊은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모래사장 길을 따라 다양한 조각 작품이 세워졌고 주말에는 즉석 공연이 펼쳐진다. 남대천 연어와 향긋한 송이가 일품
양양은 연어에게 ‘어머니의 고장’이다. 북태평양에서 3~5년 치열하게 성장한 연어들은 가을이 되면 양양 남대천으로 되돌아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연어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면 남대천 양양연어사업소를 방문해 보자. 이곳 연어생태체험관에서는 연어의 성장 과정, 이동 루트, 실제 표본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연어의 수컷과 암컷을 구별하는 방법이며, 한국 하천을 찾는 연어의 70% 이상이 남대천으로 회귀한다는 설명도 귀담아들을 수 있다. 남대천에 사는 산천어 등의 서식장도 마련돼 있다. 연어사업소 뒷길은 남대천으로 연결된다. 축제 기간에는 어미 연어가 남대천 수로를 따라 거슬러 오르는 광경을 탐방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양양의 가을을 더욱 향긋하게 단장하는 게 오동통한 송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양양 주민들은 구룡령, 오대산 등 산자락으로 송이를 캐러 나선다. 1년 중 주민들의 얼굴이 가장 상기될 때다. 1등급으로 치는 송이는 길이가 8㎝ 이상이고 갓이 퍼지지 않았으며 자루의 굵기가 균일해야 한다. 최상급 송이는 가격이 1㎏에 몇 십만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최근 송이와 관련돼 주목받는 곳이 송이밸리 자연휴양림(songivally.co.kr)이다. 송이산 인근에 들어선 자연휴양림에는 송이의 생태, 효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송이관이 있다.
참문어, 째복 등 먹을거리도 풍성
가을 체험을 두루 즐겼으면 양양의 먹거리로 배를 채운다. 이 지역 별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게 문어 숙회다. 문어 숙회는 양양 주민들이 제삿날이면 상 위에 올리는 필수 음식이다. 동해에서 나는 참문어를 데쳐서 쓱쓱 썰어 내놓는데 쫄깃쫄깃한 맛이 탁월하다. 메밀 막국수와 함께 먹어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양양의 해변에서 흔하게 건져 올린 째복(민들조개)으로 요리한 째복 물회와 째복장국 역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별미다.
양양여행의 마무리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이다. 한계령 끝자락에 있는 오색그린야드호텔(033-670-1000)의 온천탕은 혈액순환에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산온천탕, 노천탕 등에서 피로를 풀며 양양의 가을을 돌이켜 음미하기에 좋다.
여행정보
양양 남대천 일대에서는 10월23~25일 양양연어축제(033-670-2207)가 열린다. 연어축제는 연어들의 힘찬 몸짓과 생애를 직접 보고 느끼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연어 맨손잡이 체험, 연어 탁본뜨기, 용왕제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인근 동호리 해변에서는 24~25일 전통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멸치 후리기 체험도 곁들여진다. 문어숙회와 메밀국수가 맛있는 집은 송전메밀국수(033-672-3711)다. 째복물회는 수산항물회(033-671-0750), 송이전골은 송이버섯마을(033-672-3145)이 잘한다. 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 지정업소인 낙산씨사이드모텔(033-672-2111)은 시설도 좋고 깔끔하다.
해발 700m 숲의 하룻밤, 태백 가을 여행
국내에서 가을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은 강원도다. 해발 700m의 고원 준령 도시 태백 또한 다르지 않다. 10월 초순이 지나면 나무들이 슬슬 가을옷으로 갈아입는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을 베이스캠프 삼아 태백과 그 가운데 철암의 가을을 누려봄 직하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과거 철암과 동해를 잇던 토산령 자락에 들어앉아 숲과 계곡의 조화가 일품이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면면이 알차고 실속 있다. 해발 700m의 지리적 장점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진다. 가까이 호식총, 멀리 토산령과 덕거리봉까지 가을 산책이나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휴양림으로 들어서는 철암천 주변은 태백의 단풍 명소로 꼽힌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 (033)582-7440
풍성한 가을 체험장, 경기 안성
경기 안성은 놀이동산 못지않게 신나는 도시다. 10월이면 더욱 다양한 즐거움이 펼쳐진다. 안
의 대표 축제인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열리고, 궁중무용의 진수를 볼 수 있는 ‘토요전통무용 상설무대’가 태평무전수관에서 공연된다. 안성팜랜드에 가면 온 가족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추억을 쌓는 가을목동페스티벌이 가을 관광주간이 끝나는 11월1일까지 이어진다. 너른 초원을 돌아보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곳이다.
이 밖에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안성선비마을, 안성 유기의 역사를 알아보는 안성맞춤박물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물드는 칠장사와 금광호수, 낚시터로 이름난 고삼호수도 가을 안성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명소다. 안성시관광안내소 (031)677-1330 2000년 전 가야로…김해가야테마파크
경남 김해는 수로왕과 허황후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가야의 고장이다. 가야는 역사책에 기록이 많지 않아 흔히 ‘잃어버린 왕국’이라 불린다. 하지만 김해는 엄연한 가락국, 금관가야의 고장으로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을 비롯해 봉황동 유적, 대성동 고분군 등이 남아 있다. 최근 김해가야테마파크가 개장해 2000년 전 가야가 다시 깨어났다. 드라마 ‘김수로’ 촬영지가 공연과 전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가족 테마파크로 새롭게 태어난 것. 가야의 역사뿐 아니라 역사가 담긴 뮤지컬 공연, ‘철의 나라’ 가야를 체험해보는 철기체험장 등 가야를 탐닉하며 하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진례면에 있는 김해분청도자관은 분청사기의 역사를 알아보고 도자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오는 23일부터 11월1일까지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4443
은은한 묵향이 가득…진도 운림산방
여행하기 좋은 가을, 발걸음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예향 진도로 향한다. 지금 진도에 가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진도 여행 1번지 운림산방이 이맘때 가장 아름답고, 특산물인 꽃게가 제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이 머물며 작업한 곳이다. 아담한 화실 앞에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배경이 된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 가운데 둥근 섬에는 소치가 심은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다.
화실 뒤편엔 단정한 초가 살림채가 첨찰산을 병풍 삼아 들어섰다. 운림산방은 소치 허련,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 임전 허문 등으로 이어진 남종화의 산실이다. 오는 24~25일 서망항에서 진도꽃게축제가 열린다. 진도군 관광진흥협의회 1588-9601
드넓은 들판을 적셨던 김제 벽골제
‘징게 맹경 외에밋들.’ 전북 김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징게 맹경’은 김제와 만경을, ‘외에밋들’은 넓은 들녘을 말한다.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이르는 말처럼 김제에는 하늘과 평야가 마주 보며 끝없이 펼쳐진다. 이 넓은 들에 물을 대기 위해 축조한 저수지가 벽골제다.
학자들은 3㎞에 달하는 둑을 쌓는 데 연인원 32만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사회 규모와 인구수 등을 감안하면 벽골제 축조는 거대한 국가사업이었다. 전통 농경 사회에서 물은 그만큼 중요했다. 저수지가 사라지고 둑과 수문 두 개만 남았지만, 국내 최대의 고대 저수지 위용은 그대로다.
둑을 따라 걸으며 주변 평야를 감상하고, 수문 체험장에서 물레를 돌려 수문을 열고닫으며 벽골제의 기능을 배울 수 있다. 오는 7~11일 이곳을 중심으로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시청 문화홍보축제실 (063)540-3241
가을 햇볕 아래 스민 역사, 서산 해미읍성
충남 서산은 가족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조선시대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읍성과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고즈넉한 절, 맛있는 먹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첫 코스는 해미읍성.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읍성’이라 불릴 만큼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읍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들어섰으며 넓은 잔디밭에서 투호,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전통 놀이도 즐길 수 있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의 현장으로, 진남루 뒤에 자리한 옥사는 충청 지방 천주교 신자를 고문하고 처형한 곳이다.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9
대추처럼 달콤한 충북알프스 가을 여행
충북 보은은 백두대간의 한남금북 정맥이 지나는 곳. 그 지맥에는 속리산, 구병산 등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산이 많아 ‘충북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 능선을 이은 충북알프스 끝자락 묘봉에서 뻗은 산기슭에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이 있다. 골짜기를 따라 뿌리 내려 시야가 탁 트이고 풍경이 아름답다.
다른 휴양림에서 볼 수 있는 숲속의집이나 산림휴양관은 물론 개성 있는 숙박 시설이 매력이다. 테라스하우스는 계단식 주택이고, 알프스빌리지는 이름처럼 알프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커다란 정자를 중심으로 자리한 시나래 마을은 황토로 지은 집이다. 보은대추축제와 속리산 일대 명소를 연계, 가을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 (043)543-1472, 1479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낙산사, 하조대로 대변되는 양양의 바다는 진화하고 있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는데도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찾아든다. 해양레포츠를 즐기려는 청춘들이다. 죽도 해변, 기사문 해변 등은 서핑 마니아들이 단골로 방문하는 ‘서퍼들의 천국’이다. 가을 파도가 무색하게 보드를 들고 바다로 뛰어든 열혈 청춘들을 만날 수 있다. 양양 8경 중 상대적으로 한적했던 죽도정 일대는 서핑 관련 대여점, 카페 등이 들어서며 어촌 분위기와 어우러져 이색적이다.
손양면 수산항은 최근 요트마리나와 어촌체험마을이 조성돼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곳이다. 수산항에서는 투명 카누, 미니 요트 승선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체험이 기다린다. 낙산사 초입, 낙산 해변 일대는 올해 공연 거리가 조성되면서 젊은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모래사장 길을 따라 다양한 조각 작품이 세워졌고 주말에는 즉석 공연이 펼쳐진다. 남대천 연어와 향긋한 송이가 일품
양양은 연어에게 ‘어머니의 고장’이다. 북태평양에서 3~5년 치열하게 성장한 연어들은 가을이 되면 양양 남대천으로 되돌아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연어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면 남대천 양양연어사업소를 방문해 보자. 이곳 연어생태체험관에서는 연어의 성장 과정, 이동 루트, 실제 표본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연어의 수컷과 암컷을 구별하는 방법이며, 한국 하천을 찾는 연어의 70% 이상이 남대천으로 회귀한다는 설명도 귀담아들을 수 있다. 남대천에 사는 산천어 등의 서식장도 마련돼 있다. 연어사업소 뒷길은 남대천으로 연결된다. 축제 기간에는 어미 연어가 남대천 수로를 따라 거슬러 오르는 광경을 탐방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양양의 가을을 더욱 향긋하게 단장하는 게 오동통한 송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양양 주민들은 구룡령, 오대산 등 산자락으로 송이를 캐러 나선다. 1년 중 주민들의 얼굴이 가장 상기될 때다. 1등급으로 치는 송이는 길이가 8㎝ 이상이고 갓이 퍼지지 않았으며 자루의 굵기가 균일해야 한다. 최상급 송이는 가격이 1㎏에 몇 십만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최근 송이와 관련돼 주목받는 곳이 송이밸리 자연휴양림(songivally.co.kr)이다. 송이산 인근에 들어선 자연휴양림에는 송이의 생태, 효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송이관이 있다.
참문어, 째복 등 먹을거리도 풍성
가을 체험을 두루 즐겼으면 양양의 먹거리로 배를 채운다. 이 지역 별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게 문어 숙회다. 문어 숙회는 양양 주민들이 제삿날이면 상 위에 올리는 필수 음식이다. 동해에서 나는 참문어를 데쳐서 쓱쓱 썰어 내놓는데 쫄깃쫄깃한 맛이 탁월하다. 메밀 막국수와 함께 먹어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양양의 해변에서 흔하게 건져 올린 째복(민들조개)으로 요리한 째복 물회와 째복장국 역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별미다.
양양여행의 마무리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이다. 한계령 끝자락에 있는 오색그린야드호텔(033-670-1000)의 온천탕은 혈액순환에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산온천탕, 노천탕 등에서 피로를 풀며 양양의 가을을 돌이켜 음미하기에 좋다.
여행정보
양양 남대천 일대에서는 10월23~25일 양양연어축제(033-670-2207)가 열린다. 연어축제는 연어들의 힘찬 몸짓과 생애를 직접 보고 느끼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연어 맨손잡이 체험, 연어 탁본뜨기, 용왕제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인근 동호리 해변에서는 24~25일 전통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멸치 후리기 체험도 곁들여진다. 문어숙회와 메밀국수가 맛있는 집은 송전메밀국수(033-672-3711)다. 째복물회는 수산항물회(033-671-0750), 송이전골은 송이버섯마을(033-672-3145)이 잘한다. 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 지정업소인 낙산씨사이드모텔(033-672-2111)은 시설도 좋고 깔끔하다.
해발 700m 숲의 하룻밤, 태백 가을 여행
국내에서 가을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은 강원도다. 해발 700m의 고원 준령 도시 태백 또한 다르지 않다. 10월 초순이 지나면 나무들이 슬슬 가을옷으로 갈아입는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을 베이스캠프 삼아 태백과 그 가운데 철암의 가을을 누려봄 직하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과거 철암과 동해를 잇던 토산령 자락에 들어앉아 숲과 계곡의 조화가 일품이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면면이 알차고 실속 있다. 해발 700m의 지리적 장점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진다. 가까이 호식총, 멀리 토산령과 덕거리봉까지 가을 산책이나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휴양림으로 들어서는 철암천 주변은 태백의 단풍 명소로 꼽힌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 (033)582-7440
풍성한 가을 체험장, 경기 안성
경기 안성은 놀이동산 못지않게 신나는 도시다. 10월이면 더욱 다양한 즐거움이 펼쳐진다. 안
의 대표 축제인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열리고, 궁중무용의 진수를 볼 수 있는 ‘토요전통무용 상설무대’가 태평무전수관에서 공연된다. 안성팜랜드에 가면 온 가족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추억을 쌓는 가을목동페스티벌이 가을 관광주간이 끝나는 11월1일까지 이어진다. 너른 초원을 돌아보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곳이다.
이 밖에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안성선비마을, 안성 유기의 역사를 알아보는 안성맞춤박물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물드는 칠장사와 금광호수, 낚시터로 이름난 고삼호수도 가을 안성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명소다. 안성시관광안내소 (031)677-1330 2000년 전 가야로…김해가야테마파크
경남 김해는 수로왕과 허황후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가야의 고장이다. 가야는 역사책에 기록이 많지 않아 흔히 ‘잃어버린 왕국’이라 불린다. 하지만 김해는 엄연한 가락국, 금관가야의 고장으로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을 비롯해 봉황동 유적, 대성동 고분군 등이 남아 있다. 최근 김해가야테마파크가 개장해 2000년 전 가야가 다시 깨어났다. 드라마 ‘김수로’ 촬영지가 공연과 전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가족 테마파크로 새롭게 태어난 것. 가야의 역사뿐 아니라 역사가 담긴 뮤지컬 공연, ‘철의 나라’ 가야를 체험해보는 철기체험장 등 가야를 탐닉하며 하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진례면에 있는 김해분청도자관은 분청사기의 역사를 알아보고 도자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오는 23일부터 11월1일까지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4443
은은한 묵향이 가득…진도 운림산방
여행하기 좋은 가을, 발걸음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예향 진도로 향한다. 지금 진도에 가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진도 여행 1번지 운림산방이 이맘때 가장 아름답고, 특산물인 꽃게가 제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이 머물며 작업한 곳이다. 아담한 화실 앞에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배경이 된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 가운데 둥근 섬에는 소치가 심은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다.
화실 뒤편엔 단정한 초가 살림채가 첨찰산을 병풍 삼아 들어섰다. 운림산방은 소치 허련,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 임전 허문 등으로 이어진 남종화의 산실이다. 오는 24~25일 서망항에서 진도꽃게축제가 열린다. 진도군 관광진흥협의회 1588-9601
드넓은 들판을 적셨던 김제 벽골제
‘징게 맹경 외에밋들.’ 전북 김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징게 맹경’은 김제와 만경을, ‘외에밋들’은 넓은 들녘을 말한다.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이르는 말처럼 김제에는 하늘과 평야가 마주 보며 끝없이 펼쳐진다. 이 넓은 들에 물을 대기 위해 축조한 저수지가 벽골제다.
학자들은 3㎞에 달하는 둑을 쌓는 데 연인원 32만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사회 규모와 인구수 등을 감안하면 벽골제 축조는 거대한 국가사업이었다. 전통 농경 사회에서 물은 그만큼 중요했다. 저수지가 사라지고 둑과 수문 두 개만 남았지만, 국내 최대의 고대 저수지 위용은 그대로다.
둑을 따라 걸으며 주변 평야를 감상하고, 수문 체험장에서 물레를 돌려 수문을 열고닫으며 벽골제의 기능을 배울 수 있다. 오는 7~11일 이곳을 중심으로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시청 문화홍보축제실 (063)540-3241
가을 햇볕 아래 스민 역사, 서산 해미읍성
충남 서산은 가족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조선시대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읍성과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고즈넉한 절, 맛있는 먹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첫 코스는 해미읍성.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읍성’이라 불릴 만큼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읍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들어섰으며 넓은 잔디밭에서 투호,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전통 놀이도 즐길 수 있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의 현장으로, 진남루 뒤에 자리한 옥사는 충청 지방 천주교 신자를 고문하고 처형한 곳이다.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9
대추처럼 달콤한 충북알프스 가을 여행
충북 보은은 백두대간의 한남금북 정맥이 지나는 곳. 그 지맥에는 속리산, 구병산 등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산이 많아 ‘충북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 능선을 이은 충북알프스 끝자락 묘봉에서 뻗은 산기슭에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이 있다. 골짜기를 따라 뿌리 내려 시야가 탁 트이고 풍경이 아름답다.
다른 휴양림에서 볼 수 있는 숲속의집이나 산림휴양관은 물론 개성 있는 숙박 시설이 매력이다. 테라스하우스는 계단식 주택이고, 알프스빌리지는 이름처럼 알프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커다란 정자를 중심으로 자리한 시나래 마을은 황토로 지은 집이다. 보은대추축제와 속리산 일대 명소를 연계, 가을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 (043)543-1472, 1479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