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한국에서 속성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자국의 정식 면허로 교환 발급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중국 당국이 제재에 나섰다.

중국 공안부는 최근 외국 운전면허 소지자가 자국 면허증으로 바꿔 발급받을 때 엄격한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이미 외국 운전면허를 중국 운전면허로 바꿔달라는 신청을 대거 거절했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한국이 2011년 6월 외국인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완화한 이후 중국에서 한국 면허 취득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한국 운전면허 취득 열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인이 제주에서 운전면허를 따는 데는 이론교육, 장내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을 모두 합쳐도 1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단기 관광으로 충분한 시간이다. 면허취득 비용도 50만원 안팎에 불과해 중국 대도시의 5400위안(약 100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중국인의 한국 운전면허 취득 건수는 2012년 2만3449건에서 지난해 5만991건으로 2.2배로 급증했다.

중국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속성으로 외국 운전면허를 따는 행위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체류기간, 운전교습 여부, 시험성적 등을 확인해 규정에 맞지 않으면 교환발급을 거부할 계획이다. 벌칙도 강화한다. 심사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1년 내 운전면허 발급 신청을 허용하지 않고 사기, 수뢰 등 부정한 수법으로 중국 운전면허를 교환 발급받은 사람은 면허를 취소하고 3년 내 다시 신청할 수 없도록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