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국형 전투기(KF-X)에 장착될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의 국내 개발을 당초 목표보다 3년 앞당기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AESA 레이더와 IRST(적외선 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를 항공기와 물리적·기능적으로 연결하는 4개 체계통합기술의 수출 승인을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뒤 KF-X 개발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전자파를 이용해 각종 표적을 탐지, 추적하는 AESA 레이더는 국내에서의 개발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첨단장비이다.

방위사업청은 5일 한민구 국방부장관 주재로 열린 국방분야 언론사 부장단 정책간담회에 제출한 ‘KF-X 사업현황’ 자료에서 “국방과학연구소는 2025년 11월까지 KF-X 체계개발을 마치기 위해 AESA 레이더 장비의 국내 개발 일정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며 “2020∼2024년으로 예정된 시험개발 2단계 기간을 2017∼2021년으로 3년씩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은 KF-X의 초도비행이 예정된 시기이다.

방사청은 당초 KF-X의 체계개발과 초도 양산 단계에서는 제3국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AESA 레이더를 장착한 뒤 후속 양산 단계에서 국내에서 개발된 AESA 레이더를 집어넣을 계획이었다.

방사청은 AESA 레이더 장비를 개발하기위해 하드웨어는 국내에서 개발하고 일부 상용 기성품은 해외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AESA 레이더의 소프트웨어는 제3국 기업에서 구매한 SW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소스코드를 개발해 확보하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AESA 레이더의 체계통합 기술은 국내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위험을 감안해 체계개발기간중 필요하다면 해외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확보하겠다”며 “경공격기인 FA-50의 기계식 레이더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의 90%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IRST,EO TGP,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핵심 장비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필요시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협력을 받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2025년까지 8조1000억원이 투자될 KF-X 사업의 기술적 파급효과는 항공우주산업 9조5000억원, 방위산업 17조7000억원, 민간산업 13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공군 전투기의 가동율을 높이고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위해 정부 부처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과 대학이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