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현 라파스 대표 "패치 한장만 피부에 붙여도 화장품 한병 흡수한 효과 내죠"
사람의 피부는 외부 물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같은 방어적 기질 때문에 화장품을 바르거나 마스크팩을 해도 흡수되는 양이 제한적이다. 연세대 생명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오산대 겸임교수를 하던 정도현 씨(사진)는 해결 방안을 깊이 고민했다. ‘피부 각질층을 뚫고 직접 약물을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는 2009년 라파스를 설립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4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2012년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적용된 미용제품 ‘아크로패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초미세 바늘을 통해 보습 기능이 뛰어난 약물인 히알루론산을 효과적으로 피부에 흡수하도록 했다”며 “미용제품에 혁신적인 기술을 접목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로패스 한 장엔 화장품 한 병에 들어 있는 약물 양이 함유돼 있다. 정 대표는 “패치 한 장만으로 화장품 한 병을 피부에 흡수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농축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세안 후 화장품을 바르기 전 얼굴에 붙이면 된다. 그는 “바늘이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으며 통증 없이 약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라파스는 미국 중국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최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2012년엔 매달 평균 판매량이 4만세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300만세트에 달했다. 올 1월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미용제품10’에 이름을 올렸다. 정 대표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판매원을 통해 소비자에게 1 대 1로 상품 설명을 하고 체험하게 했다”며 “서서히 입소문이 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0% 증가한 94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엔 작년 매출보다 많은 12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전체 매출은 2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부문 진출을 위해서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바이오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