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의 주요 창업 업종인 치킨전문점이 해마다 늘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섣불리 창업했다가 폐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5일 통계청의 프랜차이즈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치킨전문점 수는 2만2529개로 편의점(2만5039개) 다음으로 많았다. 통계청이 집계한 치킨전문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점으로 등록된 상표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 수는 약 3만6000개였다. 같은 해 맥도날드의 전 세계 매장 수 3만5429개를 넘었다.

한국에서 치킨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으로 치킨전문점을 많이 선택하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국의 전체 자영업자 수는 하락하는 추세지만 치킨전문점이 포함된 숙박 및 음식점업 사업장 수는 2013년 기준 68만6225개로 2006년(62만1703개)에 비해 6만5000개가량 늘어났다.

50세 이상 자영업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업으로 내몰린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실태 조사(2013년)에서 자영업에 뛰어든 동기로 ‘생계유지를 위해서(다른 대안이 없어서)’를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82.6%나 됐다.

과열된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보니 폐업률도 높다. 국세청의 개인사업자 통계를 기준으로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등 음식점업의 폐업률은 22.0%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았다. 주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치킨집 등의 창업이 많지만 그만큼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자영업은 ‘월급쟁이들의 무덤’으로 변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