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슈퍼 엘니뇨', 중부 최악 가뭄…충남 8곳, 8일부터 제한급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북태평양고기압 세력 약화
장마전선, 남쪽에만 머물고 중부지방까지 확장 못해
보령댐 저수율 평년 20%대…내년 봄까지 가뭄 장기화 우려
장마전선, 남쪽에만 머물고 중부지방까지 확장 못해
보령댐 저수율 평년 20%대…내년 봄까지 가뭄 장기화 우려
18년 만에 발생한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중부지방이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올여름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가 나타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중부 내륙지역의 용수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충남 보령·서산·당진·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 등 8개 시·군은 오는 8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감량 목표를 세우고 자율적으로 물 공급량을 줄일 방침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20%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내린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716.9㎜로 평년(1219.8㎜)의 58.8%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서울에 내린 비는 576.9㎜로, 최근 30년래 평년치의 43.5%에 불과하다. 제한급수를 시행하는 충남 서산(522.6㎜), 보령(474.9㎜) 등도 올해 강수량이 평년 대비 40% 초반대에 그쳤다.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소양강댐의 상류지역인 강원 인제에도 평년(1110.8㎜) 대비 50% 수준인 569.5㎜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찾아오면서 중부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대개 6월 말부터 시작되는 장마의 영향으로 7월 상순엔 많은 비가 내리는 게 한반도 여름 기후의 특징이다. 장마전선은 무더운 북태평양고기압과 찬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만나는 경계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예년만큼 발달하지 않아 장마전선이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만 머물고 중부지방까지 세력을 확장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나타나면 여름철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등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해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를 뜻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동태평양 해역의 온도는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950년 이후 역대 4위 안에 드는 강한 엘니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WMO의 설명이다. WMO에 따르면 역대 엘니뇨는 1997~1998년이 가장 강했고, 이어 1982~1983년, 1972~1973년 순이었다. 엘니뇨 세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지난달 전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55.1㎜로, 평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번 슈퍼 엘니뇨는 내년 초순까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내년 봄까지 중부지역의 가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모내기를 앞둔 내년 초여름에 올해를 뛰어넘는 최악의 가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가뭄으로 중부지역 땅이 메마른 상태”라며 “올겨울에 매우 많은 양의 비나 눈이 오지 않는 한 내년에도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가뭄에 따른 물 부족은 도시에 비해 상수도 인프라가 덜 갖춰진 농촌지역에서 심각하다. 8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가는 충남지역의 평균 상수도 누수율은 낡은 관로로 인해 30%에 이른다. 보령댐의 하루 물 공급량은 20만t으로, 이 중 4만8000t이 매일 땅속으로 버려지는 것이다. 반면 서울과 대구, 부산의 상수도 누수율은 각각 2.5%와 3.8%, 4.0%에 불과하다.
■ 엘니뇨
페루와 칠레 등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해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뜻하며, 여자아이를 뜻하는 라니냐는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나타낸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충남 보령·서산·당진·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 등 8개 시·군은 오는 8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감량 목표를 세우고 자율적으로 물 공급량을 줄일 방침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20%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내린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716.9㎜로 평년(1219.8㎜)의 58.8%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서울에 내린 비는 576.9㎜로, 최근 30년래 평년치의 43.5%에 불과하다. 제한급수를 시행하는 충남 서산(522.6㎜), 보령(474.9㎜) 등도 올해 강수량이 평년 대비 40% 초반대에 그쳤다.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소양강댐의 상류지역인 강원 인제에도 평년(1110.8㎜) 대비 50% 수준인 569.5㎜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찾아오면서 중부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대개 6월 말부터 시작되는 장마의 영향으로 7월 상순엔 많은 비가 내리는 게 한반도 여름 기후의 특징이다. 장마전선은 무더운 북태평양고기압과 찬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만나는 경계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예년만큼 발달하지 않아 장마전선이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만 머물고 중부지방까지 세력을 확장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나타나면 여름철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등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해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를 뜻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동태평양 해역의 온도는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950년 이후 역대 4위 안에 드는 강한 엘니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WMO의 설명이다. WMO에 따르면 역대 엘니뇨는 1997~1998년이 가장 강했고, 이어 1982~1983년, 1972~1973년 순이었다. 엘니뇨 세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지난달 전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55.1㎜로, 평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번 슈퍼 엘니뇨는 내년 초순까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내년 봄까지 중부지역의 가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모내기를 앞둔 내년 초여름에 올해를 뛰어넘는 최악의 가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가뭄으로 중부지역 땅이 메마른 상태”라며 “올겨울에 매우 많은 양의 비나 눈이 오지 않는 한 내년에도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가뭄에 따른 물 부족은 도시에 비해 상수도 인프라가 덜 갖춰진 농촌지역에서 심각하다. 8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가는 충남지역의 평균 상수도 누수율은 낡은 관로로 인해 30%에 이른다. 보령댐의 하루 물 공급량은 20만t으로, 이 중 4만8000t이 매일 땅속으로 버려지는 것이다. 반면 서울과 대구, 부산의 상수도 누수율은 각각 2.5%와 3.8%, 4.0%에 불과하다.
■ 엘니뇨
페루와 칠레 등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해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뜻하며, 여자아이를 뜻하는 라니냐는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나타낸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