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복무 최윤희 합참의장 전역 "군은 명예와 자부심으로 산다"
“군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질타해야겠지만 잘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격려해주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돼야 합니다.”

7일 오후 국방부 연병장에서 전역한 최윤희 제38대 합동참모본부 의장(62·사진)은 “군인에겐 명예와 자부심밖에 더 이상 택할 가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장은 전역사에서 “우리 국민은 나라를 사랑하는 유전자가 있어 그간 900여회의 외침을 받았으나 온몸을 던져 나라를 구해왔다”며 “이제 우리 군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이 몸을 던지게 하는 그런 군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은 최 의장은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위협 속에 지난 2년을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과대적(枕戈待敵·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의 심정으로 보냈다”고 회고했다.

최 의장은 1973년 해군사관학교에 31기로 입교한 이후 42년8개월 만에 민간인 신분으로 되돌아갔다. 1977년 소위로 임관한 최 의장이 장교로 복무한 기간은 38년8개월로 장교로 40년을 근무한 조영길 전 국방부 장관(갑종 172기) 이후 두 번째로 길다. 그는 노재현 제14대 합참의장 이후 처음으로 총장 임기 2년과 의장 임기 2년을 다 채우는 기록도 세웠다.

최 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가정형편이 몹시 어려워 상급학교 진학을 망설였는데 담임선생님이 억지로 중학교에 보냈고 고교시절에도 선생님이 사전 상의도 없이 해사에 입학원서를 내 해군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혈혈단신이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