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시마·야마나시·사이타마大 등 '덜 유명한' 학교출신 수상 잇따라

도쿠시마(德島)대, 야마나시(山梨)대, 사이타마(埼玉)대.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이들 학교는 작년과 올해 노벨상을 받은 일본 과학자들이 졸업(학부)한 일본의 지방 국립대학이다.

작년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도쿠시마대, 올해 생리의학상의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기타사토(北里)대 특별영예교수는 야마나시대, 물리학상의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도쿄대 교수는 사이타마대를 나왔다.

일본 지방국립대 중에서도 교토(京都)대·나고야(名古屋)대·도호쿠(東北)대·오사카(大阪)대 등 도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학교들은 이미 노벨상의 산실로 유명하지만, 작년과 올해는 일본 과학계의 '비(非) 메이저리그' 대학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다.

7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인터뷰에 응한 일본 문부과학성의 한 간부는 "(작년과 올해 노벨상 수상자를 낸) 지방대는 도쿄대나 교토대에 비해 성과를 요구하는 압력이 낮고, 자유롭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지방대 자체의 저력에 더해, 도시와 지방의 유기적인 연계 속에 지식이 흐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주된 원동력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일본의 노벨 과학상-왜 일본은 노벨 과학상에 강한가'라는 제목의 책을 쓴 홍정국 재일한국과학기술자협회 회장은 지난 2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고 명문인 도쿄대의 인재가 지방대로 이동하고, 지방대의 인재가 도쿄대로 이동하는 것이 일본에서는 낯선 일이 아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오무라 교수는 야마나시대학을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약학박사를 받았고, 가지타 교수는 사이타마대학에서 학부를 나온 뒤 본격적인 연구 경력은 도쿄대에서 쌓았다.

하지만 이들 3명이 다닐 때에 비해 현재 지방국립대의 상황은 엄혹한 실정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정부의 운영비 지원은 국립대 법인화 이후 최근 10년간 크게 줄었고, 지방대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