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증권업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를 압수수색하고 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까지 구속했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를 수사한 데 이어 국내 기관투자가의 주가 조작에 대해서도 손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증권사 법인영업 담당 임직원의 금품수수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수재)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김모씨(42)를 지난주 구속했다. 검찰은 중소형주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김씨가 특정 종목을 띄워주거나 지분 거래를 알선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사 임직원들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다양한 거래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 범죄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며 “외국계 기관투자가에 이어 국내 주요 증권사 임직원의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를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8월 주가조작 세력으로부터 1억원을 받고 코스닥 상장사 CCS 주식의 블록딜을 성사시킨 혐의로 한 증권사에서 법인영업본부장을 지낸 신모 상무(49)를 구속하고 유홍무 CCS그룹 회장(56)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1~2012년 사이 1300여차례 시세조종 주문을 내며 주가를 조작해 32억8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같은 달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등 외국계 금융사 세 곳을 압수수색하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투자자문) 전 직원 A씨(49)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일본계 금융사인 다이와증권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하고 주가조작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 임원 한모씨(46)를 체포했다.

정소람/오형주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