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장사의 잦은 대표이사 변경 공시에 주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부실 경영이나 내부 갈등이 원인일 수 있는 만큼 주가에도 경고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상품권 유통사업을 하는 핫텍은 박재희, 우희환 공동대표에서 박재희 단독대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핫텍은 경영 효율성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공동대표이사 규정을 폐지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기존 박재희 단독대표에서 공동대표 체제로 바꿨으나 6개월여 만에 다시 단독대표 체제로 돌아간 것이다. 핫텍이 최근 3년간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낸 것은 여덟 차례에 이른다.

올해 핫텍 주가는 82.58% 상승했다. 중국 업체와 게임 공동개발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엔 중국 면세점 사업을 추진 중인 뉴프라이드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손실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3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대표이사
유무선통신 장비를 개발하고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 아큐픽스는 올 들어 여섯 차례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냈다. 지난 4월엔 박상돈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나흘 만에 사임서를 냈고, 이후 자리를 맡은 김범준 대표는 3개월여 만에 회사를 떠났다. 아큐픽스도 지난해까지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잦은 대표이사 변경에 주가 변동폭도 컸다. 1년 전 500원대였던 주가는 올 3월 2000원대로 뛰기도 했지만 지난 8일 종가는 1490원이다.

경영진이 자주 교체되면 사업의 연속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당장 주가 흐름이 좋다고 해도 실적 동향과 신사업 성과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표이사가 자주 바뀌는 것은 경영이 불안정하다는 증거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