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냉장고·세탁기 등 혁신제품 출시 잇따라
경제불황에 세계 소비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지만 한국 가전업체들은 나름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TV 업체 중 유일하게 점유율을 늘리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2분기 TV 시장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전분기(27.1%)보다 1.4%포인트 증가한 28.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9년6개월 동안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은 지난 2분기 초고화질(UHD) TV와 곡면TV 시장에서 각각 36.4%와 80.7%의 점유율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켰다. 고급 시장에서 1위를 지킨 게 전체 점유율을 늘린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곡면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0만대에서 올해 520만대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앞으로 3년 내 80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삼성의 전망이다.
◆생활가전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활가전업계에서도 신제품 경쟁을 하고 있다. 치열할 정도로 대립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혁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5년간 가장 치열했던 경쟁 중 하나로 냉장고 대용량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2년 8~9월 900L 지펠 냉장고가 LG전자 910L 디오스 냉장고보다 실제 용량이 크다는 내용의 유튜브 동영상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은 손해배상 소송까지 갔다가 2013년 8월 종결됐다. 2013년에는 냉장고의 부가 기능을 두고 맞붙었다. LG전자가 그해 8월 정수기를 단 냉장고를 선보이자, 삼성전자는 한 달 뒤 탄산수 공급 기능을 갖춘 스파클링 냉장고를 내놨다. 지난해엔 냉장고의 스마트 기능과 김치 저장 공간을 강조하며 경쟁했다.
경쟁은 청소기와 제습기로도 옮겨 붙었다. 삼성전자가 2013년 6월 80만원대의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를 내놓은 것이 계기가 됐다. LG전자는 2011년 선보인 오토무빙 기술 탑재 청소기 ‘로보 싸이킹’의 성능과 가격을 높여 2013년 11월 새롭게 선보였다. 최근엔 무선진공청소기 코드제로를 앞세워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 전까지 10만~30만원대 저가 청소기 제품 판매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제품력과 기술력을 앞세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두 회사는 매년 스마트 기능 등 성능을 높인 프리미엄 청소기를 내놓고 있다.
요즘은 세탁기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은 수시로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에드워시’를, LG는 드럼세탁기와 전자동세탁기를 하나로 묶은 ‘트윈워시’를 대표작으로 내놓고 있다.
◆IoT, B2B 시장도 공략
두 회사는 사물인터넷(IoT), 기업간거래(B2B) 시장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은 이스라엘의 센서업체 얼리센스, 미국의 IoT 업체 스마트싱스 등을 인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스마트싱스 기술을 활용한 제품도 선보였다. LG전자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메신저로 가전제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홈챗’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정보기술(IT)에 강점이 있어 이를 가전에 융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B2B 시장도 두 업체가 주력하는 분야다. 가격보다 신뢰도가 우선인 B2B 시장은 중국업체들이 쉽게 따라잡지 못하는 분야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B2B 시장을 지속 공략해 2년 내 세계 ‘톱3’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