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전기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 삼성은 2010년 5월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해 키우겠다고 했다. 현재 바이오·제약과 전기차용 전지는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반면 LED, 태양전지, 의료기기는 소강상태다. 대신 삼성은 사물인터넷(IoT)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신해 삼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사업에 발벗고 나선 이유다. 이 부회장은 “현재 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닌,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신수종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자”며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은 2010년 5월 발표한 △태양전지 △전기자동차용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이다. 삼성은 당시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해 사업을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IoT 투자를 확대해 2017년까지 삼성전자의 TV, 2020년에는 모든 제품이 IoT로 연결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자동차, 교육, 의료,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IoT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해외 주요 기업과도 손을 잡고 있다. 또 B2B 분야에서는 공공 부문, 교육 시장, 헬스케어 등에서 제품과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며 인지도를 키워 가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1위 하드웨어 라인업에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해 B2B 시장을 빠르게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이 같은 신사업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1년 이후 혁신의 산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자제 연구조직 확대뿐 아니라 유망한 현지 신기술 벤처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가 2007년부터 8년간 단행한 국내외 M&A는 20건에 불과했지만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해 5월 이후 대외적으로 알려진 M&A 사례만 10건에 육박한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벤처 투자 및 M&A를 담당하는 SSIC와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를 잇달아 설립했다. 이를 위해 11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될성부른 벤처를 초기부터 키우는 삼성액셀러레이터도 실리콘밸리와 뉴욕에 세웠다.
또 흩어진 실리콘밸리 인근 연구조직을 모두 합쳐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발족했다. 2013년 축소된 국내 삼성종합기술원 일부 기능도 이곳으로 옮겨갔다.
과감한 투자는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떠오른 삼성페이는 올초 인수한 루프페이의 핵심 기술을 채택한 앱이다. 루프페이는 매사추세츠주에 있지만 M&A에는 OIC 등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트리밍 서비스인 밀크뮤직은 엠스팟에서, 정보기술(IT) 보안 솔루션인 녹스는 SRA에서 개발했다. 지난해엔 스마트싱스를 2억달러에 사들여 IoT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