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기태양전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사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유기태양전지.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기태양전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사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유기태양전지.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그룹은 1954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독점 공급했다. 코오롱은 이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 60여년간 고객에게 혁신적 가치를 전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왔다. 아울러 고객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라는 코오롱의 비전은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혁신시키자’는 코오롱그룹의 의지를 담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혁신 주도

올해 코오롱의 경영지침은 ‘타이머(timer) 2015’다. ‘타이머의 초침이 째깍째깍 움직일 때 느껴지는 긴장감을 갖고 신속하고 집요하게 업무를 수행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오롱은 이런 경영지침을 상징하는 뱃지를 올해 초 전 임직원에게 배포해 상시 착용하고 다니며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고 있다.

뱃지는 타이머 형상으로 돼 있다. 여기에 영어 단어 ‘act’를 표시해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철저한 실행의 의미를 담아 독수리 날개와 부엉이 눈 모양도 새겼다. ‘독수리처럼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빠짐없이 보고, 부엉이처럼 어둠 속에서 남들이 간과한 것까지 보자’는 뜻이다.

◆미래 성장동력 육성

이웅열 회장
이웅열 회장
코오롱은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도입, 생산해 한국의 의(衣)생활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해나가고 있다. 화학섬유 제조와 건설, 무역에 주력하던 코오롱그룹은 사업영역을 하이테크 산업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넓혀가고 있다.

바이오 신약과 웨어러블 기술이 대표적 사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티슈진-C’를 개발하고 있다. 티슈진-C는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 등을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투여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티슈진-C의 국내 상업화를 위해 2013년 7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12개 대학병원에서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56명의 환자에게 투약을 마쳤다. 3상이 완료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품목을 신청할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도 티슈진-C 임상 2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임상 3상 실시를 위한 프로토콜을 준비하는 등 3상 신청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연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을 기반으로 제작하는 태양전지다. 기존의 무기태양전지에 비해 가볍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형태 및 색상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작동이 가능해 의류, 포장지, 벽지, 소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축적된 필름생산 및 제어기술과 롤투롤(roll to roll) 연속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2009년부터 플렉시블 유기태양전지 모듈 개발에 주력해왔다.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차세대 유기태양전지 개발’ 국책사업 수행업체로 됐으며, 산·학·연의 최신 기술개발 현황을 논의하는 유기태양전지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해 국내 유기태양전지 개발의 구심점이 됐다. 2013년에는 11.3%라는 세계 최고의 광변환 효율을 기록해 태양전지 제조분야 선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처리분리막을 앞세워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기술을 확장하는 데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와 공동 연구·개발(R&D)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부품인 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를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연료전지 핵심소재 및 부품으로 개발범위를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본격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R&D) 강화

코오롱은 ‘기업의 수익은 더 나은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해야 국가와 국민의 행복에 보탬이 된다’는 창업정신으로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늘려왔다.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첨단소재 국산화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소재 및 부품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오롱은 신수종사업 발굴과 인재 육성을 위해 2011년 8월 대전 KAIST 내에 ‘코오롱-KAIST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향후 10년 이내에 시장진입이 가능한 미래성장 가능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화하기 위해 코오롱 임직원과 KAIST 교수 및 연구진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그룹 차원의 R&D센터인 ‘코오롱미래기술원’도 건설 중이다. 2017년 12월 준공 예정인 이 시설은 늘어나는 연구 인력을 충분히 수용하는 한편, 그룹 내 연구소 간 통합으로 연구 효율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은 듀폰, 도레이첨단소재 등 글로벌 소재기업들의 진화과정을 좇으며 첨단 소재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