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 B747-8i. 한진그룹 제공
대한항공이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 B747-8i. 한진그룹 제공
대한항공은 최근 고효율의 최첨단 신형 항공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미래 수송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단거리 노선에서 치열해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2011년부터 ‘하늘 위의 호텔’이라 일컬어지는 A380(10대)을 도입, 항공여행의 새로운 시대를 연 대한항공은 올해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세대 항공기 B747-8i를 4대 도입하는 등 19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들여온다.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10대가 도입되는 B747-8i는 기존 B747-400 대비 동체 길이가 5.6m 길어져 50여개의 좌석을 추가할 수 있다. 화물탑재 공간도 늘어나 26%의 추가 화물 적재가 가능하다.

내년부터는 순차적으로 ‘드림 라이너’인 B787-9을 도입하며, CS300 차세대 항공기도 들여오게 된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신규 도입할 항공기는 51대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보유대수를 현재 146대에서 2019년까지 180대 이상으로 늘려 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성 확보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국내 항공 사상 최대 규모인 항공기 100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66)은 약 13조원을 들여 차세대 항공기 100대를 들여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새로 도입한 기종을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 위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현재 보유한 여객기가 146대란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투자다. 재원은 미국수출입은행·유럽중앙은행에서 각각 장기간 저리로 빌린 돈과 노후 항공기 매각대금으로 충당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하는 항공기는 차세대 신형 기종으로 프리미엄 항공사 이미지에 걸맞은 효율성·안전성·편의성을 모두 갖췄다”며 “안전이 항공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라 최신형 기종 수요가 늘어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중·단거리 기종뿐 아니라 B747-8i, B787-9 같은 차세대 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를 대규모로 들여오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해 수리비 운영비 등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B737MAX-8 50대, A321NEO 50대는 대한항공의 미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양 날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