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중 FTA 비준, 골든타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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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 내수시장, 한국 경제 돌파구
양국 FTA 비준 놓고 국회는 역주행
경제 살릴 디딤돌 한시바삐 놓아야"
권태신 < 한국경제연구원장 >
양국 FTA 비준 놓고 국회는 역주행
경제 살릴 디딤돌 한시바삐 놓아야"
권태신 < 한국경제연구원장 >
‘중국은 현재 매우 중요한 전략적 시기를 맞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신창타이(新常態)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지난해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의 키워드를 던졌다. 신창타이(뉴노멀)다. 기존에는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구사했다면 이젠 속도를 늦추는 대신 혁신을 통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개성 있고 다양한 재화에 대한 소비를 촉진하는 소비전략, 신기술 신상품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등 투자기회를 증대시키는 투자전략 등이 그것이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이제 중국시장에선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만큼 신창타이는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말과 동의어인 셈이다.
질적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100% 활용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건 기업의 전략이다. 중국 공략에 최적화된 제품 생산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한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지난 8월 중국의 화장품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수출국가 순위를 매겨보면 프랑스가 5700만달러로 1위였고, 한국이 5500만달러로 2위였다. 특이할 만한 점은 프랑스 제품은 7월에 비해 9% 줄었지만 한국 제품은 195%나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곧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한다. K뷰티를 활용한 광고나 인터넷 등 새 판로를 개척하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삼, 녹차 등 자연 소재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도 호응이 높다고 한다.
이 같은 한국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 협정 발효 즉시 연 87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철폐되고,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 내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 데다가 비관세장벽도 상당 부분 철폐된다 하니 우리 수출제품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중요하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서 최근 수출 현황판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수출액은 435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었다. 더욱이 9월까지 교역 실적은 수출 3971억달러, 수입 3308억달러로 총 7279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12억달러에도 못 미친다. 수출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고는 해도 중국은 인구 13억명의 거대시장인 만큼 한·중 FTA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는 6월에 제출된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두고 역주행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쟁점은 무역이득공유제다. 무역이득공유제는 FTA로 수혜를 보는 기업에서 이익 일부를 환수해 농어업 등 피해산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농어촌 민심잡기용 정책이란 분석도 있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현실성이 낮은 데다가 위헌 소지까지 있다고 한다.
중국시장이 기회의 땅이란 이야기는 많았지만 생각보다 활용을 잘 못한 것 같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제품의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0년 2.6%에서 2013년 6%로 상승한 반면 중국 내수시장 내 한국 제품 점유율은 2.5%에서 1.4%로 하락했다. 수출 둔화가 심상치 않은 요즘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한·중 FTA 발효가 그 디딤돌이 될 것이다. 총선이 다가오니 표가 급하겠지만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한·중 FTA의 조속한 비준 동의를 기대해본다.
권태신 < 한국경제연구원장 >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개성 있고 다양한 재화에 대한 소비를 촉진하는 소비전략, 신기술 신상품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등 투자기회를 증대시키는 투자전략 등이 그것이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이제 중국시장에선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만큼 신창타이는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말과 동의어인 셈이다.
질적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100% 활용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건 기업의 전략이다. 중국 공략에 최적화된 제품 생산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한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지난 8월 중국의 화장품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수출국가 순위를 매겨보면 프랑스가 5700만달러로 1위였고, 한국이 5500만달러로 2위였다. 특이할 만한 점은 프랑스 제품은 7월에 비해 9% 줄었지만 한국 제품은 195%나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곧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한다. K뷰티를 활용한 광고나 인터넷 등 새 판로를 개척하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삼, 녹차 등 자연 소재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도 호응이 높다고 한다.
이 같은 한국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 협정 발효 즉시 연 87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철폐되고,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 내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 데다가 비관세장벽도 상당 부분 철폐된다 하니 우리 수출제품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중요하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서 최근 수출 현황판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수출액은 435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었다. 더욱이 9월까지 교역 실적은 수출 3971억달러, 수입 3308억달러로 총 7279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12억달러에도 못 미친다. 수출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고는 해도 중국은 인구 13억명의 거대시장인 만큼 한·중 FTA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는 6월에 제출된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두고 역주행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쟁점은 무역이득공유제다. 무역이득공유제는 FTA로 수혜를 보는 기업에서 이익 일부를 환수해 농어업 등 피해산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농어촌 민심잡기용 정책이란 분석도 있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현실성이 낮은 데다가 위헌 소지까지 있다고 한다.
중국시장이 기회의 땅이란 이야기는 많았지만 생각보다 활용을 잘 못한 것 같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제품의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0년 2.6%에서 2013년 6%로 상승한 반면 중국 내수시장 내 한국 제품 점유율은 2.5%에서 1.4%로 하락했다. 수출 둔화가 심상치 않은 요즘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한·중 FTA 발효가 그 디딤돌이 될 것이다. 총선이 다가오니 표가 급하겠지만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한·중 FTA의 조속한 비준 동의를 기대해본다.
권태신 < 한국경제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