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 한경닷컴 기자]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매매금액의 50%에서 최대 70%까지 대출을 활용해 빌딩을 매입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임직원 100여명 규모인 중소기업 S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660㎡의 중소형 빌딩을 30억원대에 매입하면서 은행대출 28억원을 받았다. 매매금액의 10%선인 계약금 3억원만 현금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대출을 통해 사옥을 마련한 셈이다.

현금 3억만으로 서울 강남에 30억대 사옥 마련한 S社 비결은?
S사는 업무성격상 주요 거래처가 강남에 밀집해 있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강남에서 사무실을 빌려 써왔다. 그런데 지난해 중소형 빌딩중개 전문회사인 (주)원빌딩부동산중개의 컨설턴트를 우연히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S사는 서울 강남의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면서 매월 고정비용으로 임대료 1,500만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연 3% 수준의 은행 금리를 적용할 때 60억원을 대출받아 내는 이자금액과 같다는 진단을 받으면서다.

반면 30억원을 대출받아 빌딩을 매입하면 기존 월 임대료보다 적은 이자비용을 부담하는데다 임직원들은 내 사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덤으로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판단에 따라 S사는 서울 강남에서 나온 매물로 한정해 원빌딩부동산중개에 매입을 의뢰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입작업에 들어가 올해 초 서울 강남에서 빌딩 취득을 마무리했다. 일반적으로 30억원대의 건물을 매입하면서 28억원의 은행 대출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은 케이스이지만 S사는 회사의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 했다. 개인이 아닌 법인 명의로 건물을 매입하면서 사업자 대출로 처리돼서다.

S는 현재 매달 700만원의 대출이자를 내고 있다. 기존 임대료 고정비용 1,500만원보다 월 800만원을 절감하는 셈이다. 건물주의 시시콜콜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도 지출하는 만큼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원빌딩부동산중개의 김주환 이사는 “자기자본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대신 대출을 최대한 늘려 빌딩을 매입하려는 추세”라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나타나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