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2일 오후 4시51분

두산그룹이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C플라워에 두산캐피탈을 팔았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캐피탈 지분 60%를 약 70억원에 JC플라워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최근 맺었다.

기존 두산캐피탈 매각 협상자였던 메리츠금융지주와 이달 초 계약을 해지한 뒤 1주일여 만에 JC플라워와 다시 본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인수대금은 이달 중 모두 받기로 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두산캐피탈의 부실이 예상보다 많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를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산캐피탈이 특정 업체에 1000억원대 부실 대출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두산캐피탈은 금융권 빚이 1조원에 달하는 창명해운 관련 선박에 투자해 400억원 규모의 채권도 보유하고 있다. 창명해운은 농협, 산업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1조원에 달하지만 이자를 갚기도 벅찬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T캐피탈 인수를 마친 JC플라워는 두산캐피탈과 KT캐피탈을 합병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 파트너 출신인 주니어 크리스토퍼 플라워 회장이 설립한 JC플라워는 세계 14개국, 32개 금융회사에 20조원을 투자한 금융회사 전문투자 PEF 운용사다. 일본 신세이은행, 미국 엔스타그룹, 네덜란드 NIBC은행, 독일 히포레알데스타트그룹 등에 투자했다.

두산캐피탈 지분 21%를 보유한 미래에셋PE, IMM PE, 하나대투PE 등 2대주주들은 이번에 지분을 함께 팔 수 있는 동반매도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2011년 두산캐피탈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500억원을 투자했던 이들 PEF는 거둬들일 수 있는 돈이 원금에 못 미침에 따라 계속 주주로 남아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