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 월급 30%는 2~3개 은행 적금에 쪼개 투자
지난해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김모씨(29)는 벌써부터 결혼 비용이 걱정된다. 연봉의 두세 배에 이르는 평균 결혼 비용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재테크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떤 상품에 얼마를 투자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한모씨(36)는 7년차 ‘워킹맘’이다. 결혼 후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보면 생활비와 학자금, 그리고 노후자금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20대는 학업을 마치고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다. 30대는 결혼과 육아 등 다양한 이벤트에 맞닥뜨리게 된다. 20대와 30대 모두 급격하게 달라진 생활 환경으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환경 변화와 잇따른 지출에 우왕좌왕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20대의 돈 관리 습관과 30대의 재무 설계가 앞으로 50년을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

○20대는 돈 모으는 습관부터

새내기 직장인들은 돈 쓸 곳이 많다.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지만 친구들에게 생색을 내고, 이것저것 쇼핑을 하다 보면 통장은 바닥을 보이기 일쑤다. 전문가들이 20대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관리하는 습관’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리가 연 1%대의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는 하루빨리 자산 관리에 돌입하는 것이 목돈을 쥘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일단 급여 통장부터 챙겨야 한다. 대부분 시중은행은 급여 통장에 각종 금융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급여 통장에 우대금리를 주는 은행들도 많아서 우대금리 수준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 은행은 급여 통장을 이용하는 새내기 직장인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장기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사회 초년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Better Life] 월급 30%는 2~3개 은행 적금에 쪼개 투자
무엇보다 20대 직장인들은 제대로 된 재테크를 위한 기반을 쌓는 데 주력해야 한다. 금리는 낮지만 적금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초년생들이 월급의 40~60%를 재테크에 투자하고, 이 중 30%가량은 적금을 드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두세 개 은행에 쪼개서 가입해 급하게 적금을 해지할 일에 대비하는 것도 현명하다. 20대는 결혼 등을 앞둔 시기라 고수익 장기 상품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게 되면 조기에 해지할 필요가 있을 때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 기간도 2년 이내가 좋다.

또 결혼과 주택 마련 등 목돈이 필요할 때를 위해 신용도를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기 위해서다. 한 곳을 주거래은행으로 두고 꾸준히 실적을 쌓는 것도 유리하다.

○다양한 투자에 눈 돌려야 할 30대

30대에 들어서면 좀 더 다양한 재테크 수단에 눈을 돌려야 한다. 안정적인 적금 외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택 자금, 자녀 학자금, 종잣돈, 노후 자금, 긴급 자금 등으로 돈의 사용처를 미리 고민해 투자 비중을 적절하게 나눠야 한다. 40대가 되면 고정 지출이 더 많아져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짜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3년 이내에 목돈이 필요할 것 같지 않으면 적립식 펀드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할 선진국 펀드나 시중금리에 추가 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채권펀드,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 등으로 다양하게 적립식 펀드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맞벌이 등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면 펀드나 적금보다 복리 효과에 비과세혜택까지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도 고려할 만하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추가 납입과 중도 인출을 통해 목돈을 운용할 수 있다. 나중에 연금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다만 변액유니버설보험은 변액연금과 달리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 목돈이 쌓이면 펀드를 바꿔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다.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 가입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직이나 질병 등으로 수입이 끊겼을 때를 위해 가족을 위한 안전망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