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규 특허청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5회 IP DB & 솔루션 컨퍼런스에 참석해 IP DB 솔루션 업체 부스들을 관람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최동규 특허청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5회 IP DB & 솔루션 컨퍼런스에 참석해 IP DB 솔루션 업체 부스들을 관람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다양한 기능을 갖춘 첨단 섬유소재를 개발하는 벤텍스는 2011~2013년 총 5회에 걸쳐 민간 지식재산권(IP)-연구개발(R&D) 전략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사업을 통해 분쟁 대응전략 수립과 제품 회피설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등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승소는 곧 매출로 이어져 2011년 146억원에서 2013년 21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나이키에 1500만달러, 내년에는 3000만달러를 수출할 예정이다.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를 개발한 비나텍도 민간 IP-R&D 전략 지원 사업에 참여해 매출이 오른 회사다. 이 회사는 디지털 가전기기나 휴대폰, 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PDA) 등에서 전원 공급이 중단됐을 때 집적회로(IC)가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최소한의 전류를 흘려주는 보조 전원을 개발했다. 2011년부터 총 6회에 걸쳐 민간 IP-R&D 전략 지원 사업에 참여해 R&D 전략 수립과 핵심 특허 대응 전략,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지원받았다. 2012년 186억원의 매출이 지난해 220억원으로 늘었다. 업체 관계자는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생산비용이 30% 절감됐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2009년부터 민간 IP-R&D 전략 지원 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특허 역량과 R&D를 돕고 있다. 2009년 83건의 민간 IP-R&D 전략 지원 사업이 올 들어 두 배 이상인 180건으로 크게 늘었다. 2009~2015년 민간 IP-R&D 전략 지원 사업 실적은 949건에 달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IP 전략에 기초한 R&D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기업 R&D 현장에 지식재산권전문위원(PM)과 지식재산권분석 전문기관이 팀을 구성해 맞춤형·밀착형 특허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 분석을 통해 업계 및 경쟁사 R&D 전략을 파악해 우수 특허 창출, 글로벌 기업의 핵심 특허 대응 및 신규 R&D 방향을 제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은 추격형 R&D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이 가능한 강한 IP 창출은 미흡하다”며 “R&D 때 IP 전략 수립을 위한 전담 인력 등이 없어 해외 선진기업의 특허 분쟁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크게 기업 R&D 현장의 필요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돼 진행 중이다. IP 중심의 기술획득 전략 지원 사업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견기업의 미래시장을 주도할 유망 기술에 대한 최강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준다. 시장·환경 및 기술분야별 특허 분석, 유망 기술 포트폴리오 설계, R&D 방향 및 신규 IP 창출 전략, 주요 경쟁사 핵심 특허 대응전략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올해 26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44개 과제를 지원했다.

첨단소재부품 IP-R&D 전략 지원 사업은 대(對)일본 무역적자가 큰 소재·부품 분야의 중소기업에 IP 창출 전략 등을 지원해 IP 강소기업으로 육성한다. 주요 지원 내용은 △환경·특허 분석을 통한 핵심 특허 도출 △핵심 특허 대응전략 제시 △유망 R&D 방향 제시 △IP-R&D 방법론 교육 등 특허 인프라 구축을 주로 지원한다. 올해 88억2000만원을 투입해 126개 과제를 지원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소멸된 물질·원천 특허 및 플랫폼 기술 특허를 분쟁 없이 지원하는 컨설팅 사업도 제공한다. 성공 제품 및 경쟁사 사업 모델 분석과 고위험군 후속 특허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해 기업의 R&D를 돕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참여 기업의 규모, 역량 등을 고려해 신사업 발굴에서 제품 기획, 개발 및 사업화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맞춤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