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김해공항 대전'
김해공항을 기점으로 한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노선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부산에 본사를 둔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기점 국제노선이 흑자를 내고 김해공항 이용객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노선 신설 경쟁

에어부산은 오는 12월3일부터 주 3회 부산과 일본 삿포로를 잇는 신규 노선에 취항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삿포로 노선은 후쿠오카와 오사카, 도쿄에 이어 에어부산의 부산과 일본을 잇는 4번째 노선이자 국제선 노선으로는 16번째다. 기존 일본 노선도 올해 말부터 일부 늘려 운항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올해 중국 옌지와 장자제, 베트남 다낭, 미국 괌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등 활발하게 국제선 노선을 확장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오는 27일부터 부산에서 일본 오키나와를 주 3회 운항하는 신규 노선에 취항하기로 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제주항공의 7번째 국제선이다. 진에어도 지난달 25일 부산을 기점으로 한 일본 오사카, 필리핀 세부 신규 노선에 취항한 데 이어 부산발 신규 국제선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8월24일부터 부산과 대만 타이베이를 주 2회 운항하는 신규 노선을 편성한 대만 저비용항공사 브이(V)에어는 오는 25일부터 운항 횟수를 주 2회에서 주 4회로 늘리기로 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8월 취항과 함께 90%대 탑승률을 기록했고 9~10월에도 80% 이상의 탑승률을 달성해 수익성이 확보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

에어부산은 내달부터 홈페이지에 ‘플라이&팩’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이 해외현지 호텔과 리조트, 여행상품, 렌터카 등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다.

최판호 에어부산 전무는 “국내 저가항공사로는 처음 개발하는 여행 연계상품”이라며 “가이드 비용이나 정해진 쇼핑 일정 등의 부담이 없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도 4일부터 10일까지 한글날을 맞아 순우리말로 기내방송을 했다. 비행기는 ‘날틀’, 휴대폰은 ‘손전화’, 화장실은 ‘뒷간’ 등으로 바꿔 방송해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공항 건설 필요성도 제기

저비용항공사의 신규 취항이 잇따르면서 김해공항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약 1037만명이 이용해 처음으로 ‘1000만 승객’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약 1200만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해공항의 규모와 운영 시간 등은 그대로인데 신규 취항 국제노선은 계속 늘어 공항이 이미 포화상태”라며 “넘쳐나는 공항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신공항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