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실수요자 1000여명 면접조사…전원주택 같은 아파트 등 개발
‘베이비부머를 주목하라’, ‘남성을 위한 주거 내 공간 확장’, ‘전원주택의 꿈을 도심에서 이루다’….

피데스개발의 R&D(연구개발)센터가 최근 발표한 내년 주거공간 트렌드에 담긴 내용이다. 간단한 문구로 이뤄졌지만 그 안에는 인구 구조와 전·월세시장 변화에 시시각각 반응하는 주택시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1955~1963년)를 중심으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소형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들이 주택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신축 주택에도 서재와 흡연부스 등 남성을 위한 공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피데스개발은 2009년부터 매년 이 같은 주거공간 트렌드를 발표하고 있다. 트렌드 조사를 위해 피데스개발이 들이는 노력은 적지 않다. 사내 월요포럼과 금요세미나 등 전문가 그룹의 토의를 통해 변화의 주된 흐름을 감지하는 것은 물론 한국갤럽을 통해 수도권 주택 수요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미래주택설문조사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의 트렌드를 꾸준히 파악해왔기에 최근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평가다.

피데스개발이 과거 발표한 주거 트렌드 중 상당수는 이미 주택시장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아파트 내 수납공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2009년 내놓은 ‘숨겨진 1㎡를 찾아라’(2009년 발표)는 발표는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대부분이 현관과 주방 근처에 팬트리(대형 식품저장고)를 마련하고 알파룸(다목적실)을 변형해 수납공간으로 꾸미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아파트 내 텃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주거, 소비에서 생산으로’(2011년 발표)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트렌드는 최근 실수요자 사이에서 옥상·상자 텃밭과 생태관측 텃밭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현실이 됐다.

김희정 R&D센터장은 “트렌드 분석을 통해 은퇴 베이비부머가 교통비가 적게 드는 역세권 내 소형 주택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 기흥역세권 사업 등을 진행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시계획부터 시공기술, 자산운용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입체적인 인적 구조는 피데스개발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힌다. 28명의 임직원은 공학박사(1명), 경영학박사(1명), 도시계획기사(3명), 시공기술사(2명), 건축기사(7명), 금융자산관리사(1명), 공인중개사(1명), 부동산투자자문사(2명) 등 폭넓은 분야의 학위와 자격증 보유자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