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들은 어디서 놀까"…부촌 낀 고급 상권 '서래마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래로와 사이길 따라 문화 향기 ‘솔솔’
이국적 색깔·탄탄한 구매력 ‘뚜렷’
이국적 색깔·탄탄한 구매력 ‘뚜렷’
요즘 이 동네의 가장 ‘핫한’ 주민은 15억 원짜리 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백종원 셰프와 탤런트 소유진 씨다. 고현정·박명수·조용필 씨 등 국내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한 집 건너 한 명씩’ 이웃하며 살고 있는 동네, ‘대한민국 대표 부촌’이라고 일컬어지는 서래마을이다.
서래마을은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다. 기본적으로 교통이 불편하다. 마을을 지나다니는 대중교통이라곤 마을버스 하나가 전부다. 마치 ‘섬 같은 동네’다. 하지만 그래서 연예인이나 전문직이 이곳에 많이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덕 끼고 고급 빌라들 즐비
이렇듯 고소득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가가 형성되다 보니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트렌드 세터’들이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여가를 즐기는지에 대한 관심이 서래마을에 대한 호기심으로 옮겨 간 것이다.
서래마을에 부촌의 이미지가 덧씌워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5년 한남동에 있던 서울프랑스학교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기며 ‘서울 속의 작은 프랑스’로 거듭났다. 이들이 거주할 고급 주택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때까지만 해도 프랑스인들이 많이 사는 외딴 동네로 여겨졌던 서래마을은 2000년대 초반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한다. 톱스타들의 서래마을 이사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톱스타가 사는 동네’로 관심이 급증했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서래마을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자신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조용하게 일상을 누리기에 최적화돼 있다. 서래마을 주택가를 걷다 보면 이런 특징을 잘 느낄 수 있다. 언덕을 끼고 고급 주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매매가 30억~80억 원으로 ‘대한민국 최고가 주택’ 타이틀을 단 아펠바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고급 빌라들이 적지 않다. 높은 지형으로 올라갈수록 규모나 외양이 화려한 고가의 주택이 많아진다. 정확하게 선진국의 고급 주택가와 같은 구조를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이곳은 가족 수보다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다”며 “이들에게는 편리한 대중교통이 거주 지역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산을 끼고 형성된 주택가여서 곳곳에 울창한 수풀이 우거진 녹지가 많다는 것 또한 서래마을의 장점이다. 최근에는 서래마을을 가운데 끼고 서초동과 반포동에 걸쳐 있는 서리풀공원과 도심에서 흔하지 않은 숲길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데다 ‘몽마르뜨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야경 또한 장관이다.
프랑스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답게 이국적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동네 축제가 열린다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해마다 9월이면 몽마르뜨공원에서 한불음악축제가 펼쳐진다.
반포권역 5개 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프랑스문화원·서울프랑스학교 주최로 열리는 이 축제에는 서래마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을 비롯해 프랑스와 한국의 다양한 음악인들이 참여해 교류하며 서로의 예술 문화를 즐긴다. 특히 올해는 서초문화재단과 서초구가 주최하는 ‘서리풀 페스티벌’과 같은 기간에 행사가 펼쳐져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서리풀 페스티벌에선 500여 개의 다양한 문화 공연 및 행사가 펼쳐져 주민들은 물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서래마을을 찾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유명 셰프들의 ‘창업 1번지’
이렇듯 서래마을의 고급 주택가를 ‘공통분모’로 한 서래마을 상권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거주민들의 ‘높은 구매력’이다.
이는 SK텔레콤의 빅 데이터 비즈니스 플랫폼인 ‘지오비전’의 상권 분석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1일 유동인구 대비 음식업의 일평균 매출액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본 결과 지난 7월 기준 서래마을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2만8925명으로 집계됐다. 음식 업종의 일평균 매출은 86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를 계산해 보면 1인당 일평균 매출은 29만7320원 정도다. 이와 비교해 삼성역의 1인당 일평균 매출은 13만2100원 정도(유동인구 10만5974명, 매출 140억 원)이며 연남동은 14만6150원(유동인구 5만2000명, 매출 76억 원)이다.
이 지역에 유독 ‘유명 셰프’들이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으로 유명세를 탄 정호균 셰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로 스타 셰프 대열에 이름을 올린 오세득 셰프, tvN ‘수요미식회’에서 프렌치 레스토랑이 소개되며 이름을 알린 진경수 셰프 등이 모두 서래마을에 터를 잡은 대표 주자들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서래마을은 이국적인 색깔에 탄탄한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이 뒷받침되면서 부촌 상권으로서의 특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성장 속도가 빠른 상권은 아니지만 고유의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에 꾸준히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1037호 제공 기사입니다>
서래마을은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다. 기본적으로 교통이 불편하다. 마을을 지나다니는 대중교통이라곤 마을버스 하나가 전부다. 마치 ‘섬 같은 동네’다. 하지만 그래서 연예인이나 전문직이 이곳에 많이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덕 끼고 고급 빌라들 즐비
이렇듯 고소득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가가 형성되다 보니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트렌드 세터’들이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여가를 즐기는지에 대한 관심이 서래마을에 대한 호기심으로 옮겨 간 것이다.
서래마을에 부촌의 이미지가 덧씌워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5년 한남동에 있던 서울프랑스학교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기며 ‘서울 속의 작은 프랑스’로 거듭났다. 이들이 거주할 고급 주택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때까지만 해도 프랑스인들이 많이 사는 외딴 동네로 여겨졌던 서래마을은 2000년대 초반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한다. 톱스타들의 서래마을 이사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톱스타가 사는 동네’로 관심이 급증했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서래마을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자신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조용하게 일상을 누리기에 최적화돼 있다. 서래마을 주택가를 걷다 보면 이런 특징을 잘 느낄 수 있다. 언덕을 끼고 고급 주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매매가 30억~80억 원으로 ‘대한민국 최고가 주택’ 타이틀을 단 아펠바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고급 빌라들이 적지 않다. 높은 지형으로 올라갈수록 규모나 외양이 화려한 고가의 주택이 많아진다. 정확하게 선진국의 고급 주택가와 같은 구조를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이곳은 가족 수보다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다”며 “이들에게는 편리한 대중교통이 거주 지역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산을 끼고 형성된 주택가여서 곳곳에 울창한 수풀이 우거진 녹지가 많다는 것 또한 서래마을의 장점이다. 최근에는 서래마을을 가운데 끼고 서초동과 반포동에 걸쳐 있는 서리풀공원과 도심에서 흔하지 않은 숲길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데다 ‘몽마르뜨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야경 또한 장관이다.
프랑스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답게 이국적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동네 축제가 열린다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해마다 9월이면 몽마르뜨공원에서 한불음악축제가 펼쳐진다.
반포권역 5개 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프랑스문화원·서울프랑스학교 주최로 열리는 이 축제에는 서래마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을 비롯해 프랑스와 한국의 다양한 음악인들이 참여해 교류하며 서로의 예술 문화를 즐긴다. 특히 올해는 서초문화재단과 서초구가 주최하는 ‘서리풀 페스티벌’과 같은 기간에 행사가 펼쳐져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서리풀 페스티벌에선 500여 개의 다양한 문화 공연 및 행사가 펼쳐져 주민들은 물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서래마을을 찾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유명 셰프들의 ‘창업 1번지’
이렇듯 서래마을의 고급 주택가를 ‘공통분모’로 한 서래마을 상권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거주민들의 ‘높은 구매력’이다.
이는 SK텔레콤의 빅 데이터 비즈니스 플랫폼인 ‘지오비전’의 상권 분석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1일 유동인구 대비 음식업의 일평균 매출액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본 결과 지난 7월 기준 서래마을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2만8925명으로 집계됐다. 음식 업종의 일평균 매출은 86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를 계산해 보면 1인당 일평균 매출은 29만7320원 정도다. 이와 비교해 삼성역의 1인당 일평균 매출은 13만2100원 정도(유동인구 10만5974명, 매출 140억 원)이며 연남동은 14만6150원(유동인구 5만2000명, 매출 76억 원)이다.
이 지역에 유독 ‘유명 셰프’들이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으로 유명세를 탄 정호균 셰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로 스타 셰프 대열에 이름을 올린 오세득 셰프, tvN ‘수요미식회’에서 프렌치 레스토랑이 소개되며 이름을 알린 진경수 셰프 등이 모두 서래마을에 터를 잡은 대표 주자들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서래마을은 이국적인 색깔에 탄탄한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이 뒷받침되면서 부촌 상권으로서의 특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성장 속도가 빠른 상권은 아니지만 고유의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에 꾸준히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1037호 제공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