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대한민국 미래 없다] 실리콘밸리 인력 45%가 이민자…흔들림 없는 '젊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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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창간 51주년 기획 - 이민으로 성장동력 키우는 미국·유럽
1965년 미국 이민법 제정…50년 간 5900만명 유입
MS·모토로라·펩시 등 인도 출신 CEO 포진
미국내 이민자 창업비율, 현지 태생보다 2배 높아
1965년 미국 이민법 제정…50년 간 5900만명 유입
MS·모토로라·펩시 등 인도 출신 CEO 포진
미국내 이민자 창업비율, 현지 태생보다 2배 높아
‘주식회사 미국’의 경쟁력은 이민자에게서 나온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공급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 간 상호작용이 기업 혁신의 토양이 된다. 미국은 물론 세계의 혁신을 이끄는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서 미국 인구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실리콘밸리 경제활동인구의 45%가 미국 바깥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했다. 실리콘밸리의 고급 인력으로 분류되는 석사학위자는 약 3명 중 1명인 35%가,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8명 중 1명인 13%가 이민자다.
○이민자가 ‘실리콘밸리 신화’ 창조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브린은 여섯 살이던 1979년 부모와 함께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대표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CEO)로 최근 임명된 오스카 무노즈는 멕시코 출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시스템 개발업체인 어도비시스템즈, 모토로라, 펩시의 공통점은 인도 출신 CEO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이민 2세대이고,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를 설립한 엘론 머스크는 이민 1세대다.
지난달 UN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실리콘밸리를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실리콘밸리에서 IT 거물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팀 쿡 애플 CEO가 시간을 비웠고, 인도 출신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줄을 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본사에서 모디 총리를 위해 성대한 환영식을 열었다. 외신은 이 IT업계 거물들이 모디 총리를 환대한 배경에는 실리콘밸리로 유입되는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의 파워가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본사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한 1000여명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인도 출신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이었다.
○개방적 이민정책으로 ‘젊음’ 유지
미국의 이민자 파워는 실리콘밸리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14%, 전체 노동력의 17%가 이민자다. 디지털 혁명기로 불리는 1990~2005년 사이 창업 기업 가운데 25%는 이민자가 세운 회사다. 카우프만재단 조사에서도 고학력 비중이 높은 이민자의 창업 비율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50년 전 개정된 이민법을 계기로 이민자가 대폭 늘었고, 이것이 미국의 번영과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은 1965년 10월4일 뉴욕 맨해튼 남단의 리버티 섬에서 국가별 할당제(쿼터)를 없앤 이민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당시엔 “무모한 사회적 실험”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법안 통과 후 50년간 모두 5900만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유입됐다. 이 중 4분의 3이 남미와 아시아 출신이다. 이민법 개정은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젊음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일등공신이 됐다고 NYT는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퓨리서치는 최근 조사에서 1965년 이민법 개정이 없었다면 현재 미국 인구는 3억2400만명보다 7200만명 적은 2억5200만명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월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개방적인 이민정책의 결과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인구 구조가 피라미드형을 유지하면서 노동인구와 소비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브린은 여섯 살이던 1979년 부모와 함께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대표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CEO)로 최근 임명된 오스카 무노즈는 멕시코 출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시스템 개발업체인 어도비시스템즈, 모토로라, 펩시의 공통점은 인도 출신 CEO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이민 2세대이고,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를 설립한 엘론 머스크는 이민 1세대다.
지난달 UN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실리콘밸리를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실리콘밸리에서 IT 거물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팀 쿡 애플 CEO가 시간을 비웠고, 인도 출신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줄을 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본사에서 모디 총리를 위해 성대한 환영식을 열었다. 외신은 이 IT업계 거물들이 모디 총리를 환대한 배경에는 실리콘밸리로 유입되는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의 파워가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본사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한 1000여명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인도 출신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이었다.
○개방적 이민정책으로 ‘젊음’ 유지
미국의 이민자 파워는 실리콘밸리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14%, 전체 노동력의 17%가 이민자다. 디지털 혁명기로 불리는 1990~2005년 사이 창업 기업 가운데 25%는 이민자가 세운 회사다. 카우프만재단 조사에서도 고학력 비중이 높은 이민자의 창업 비율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50년 전 개정된 이민법을 계기로 이민자가 대폭 늘었고, 이것이 미국의 번영과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은 1965년 10월4일 뉴욕 맨해튼 남단의 리버티 섬에서 국가별 할당제(쿼터)를 없앤 이민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당시엔 “무모한 사회적 실험”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법안 통과 후 50년간 모두 5900만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유입됐다. 이 중 4분의 3이 남미와 아시아 출신이다. 이민법 개정은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젊음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일등공신이 됐다고 NYT는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퓨리서치는 최근 조사에서 1965년 이민법 개정이 없었다면 현재 미국 인구는 3억2400만명보다 7200만명 적은 2억5200만명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월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개방적인 이민정책의 결과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인구 구조가 피라미드형을 유지하면서 노동인구와 소비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