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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기업 도산 전 기업인 출구전략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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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덕수 전 STX 회장이 그제 서울고등법원에서 집행유예형으로 석방된 것은 여러모로 시사점이 크다. 강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6년의 중형을 받았지만 분식회계와 횡령·배임 혐의에서 많은 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재판을 계기로 부실 기업의 퇴로와 관련된 사회적 제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필요한 개선책이 있다면 과감히 수용할 때가 됐다.

    강 전 회장에 대해 검찰은 2조3000억원대의 분식회계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도 이 중 5841억원만 유죄로 인정했으나 이번 2심은 이마저도 모두 무죄로 판정했다. 배임 혐의도 80% 이상이 무죄가 됐다. 이렇게 혐의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유·무죄가 바뀐다면 근본적으로 법체계에 오류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늘 한 세트로 기업활동을 옥죄는 횡령·배임죄도 마찬가지다. 재판부 잘 만나면 무죄요, 반기업 성향의 판사를 만나면 중죄가 되는 ‘복불복 재판’이라면 더 큰 문제다.

    최근 이재현 CJ 회장과 이석채 전 KT 회장도 횡령·배임 혐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에 강 전 회장까지 한 달여 사이에 배임죄가 줄줄이 무죄로 난 점도 주목된다. 애초 무리한 수사, 기소였다. 하지만 검찰만 탓하기보다 현실성이 없는 법들이 근본 문제다.

    부실 경영자 처리를 포함해 기업의 도산 전 출구 문제에 대한 제도를 총체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 기업이 좌초할 때마다 경영인들을 줄줄이 감방에 엮어넣는 틀에 박힌 뒤처리 과정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기업주가 궁지에 몰려 명백한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문제지만, 금융권이 위기에 처한 오너에게 무거운 담보를 요구하는 관행 등도 달라져야 한다. ‘국민정서법’에 따른 과도한 징벌이 엄존한다. 사실상 한국에만 남아 있는 형사적 횡령·배임죄, 시각에 따라 유·무죄가 180도 바뀌는 분식회계죄 같은 법조항의 개정이 그 출발이다. 벤처·창업기업을 키우겠다고 조 단위 자금을 쏟아붓기보다 부실 경영인을 임의의 잣대로 단죄하지 않는 게 훨씬 효율적인 기업 대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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