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돕는 인공지능 '로봇PB 시대' 열린다
미국 찰스슈워브증권 고객인 마크 리는 여유자금 1만달러를 굴리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했다. 로봇과 투자자문가(어드바이저)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연산규칙)을 이용한 자동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뜻한다. 재테크 전문가 역할을 하는 일종의 ‘로봇 프라이빗뱅커(PB)’로 볼 수 있다.

리는 모바일 뱅킹에 연동된 로보어드바이저에서 자산, 위험 성향, 투자 목표 등의 몇 가지 질문에 답했다. 그러자 로보어드바이저가 즉각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줬다. 자금의 30%는 예금으로 떼어놓고 나머지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지역별 주식과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10개에 분산투자하라는 것이었다. ‘투자 실행’에 동의한다는 버튼을 누르자 로보어드바이저는 리의 인터넷 뱅킹 잔액에서 돈을 빼내 증권시장에서 ETF를 매수했다.

미국에서 뜨는 인공지능(AI) 자산운용 형태인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도 상륙했다. 이달 초 옐로금융그룹 핀테크(금융+기술) 회사인 쿼터백랩이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내세워 투자자문회사 등록을 신청했다. 증권회사 은행 자산운용회사 등도 하나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내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시행되면 이와 연동한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