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찰리 김 넥스트 점프 CEO "세계를 바꾸려 한 아버지의 이상 실현할 것"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키웠는지가 저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촉망받는 정보기술(IT)기업 넥스트 점프의 찰리 김(한국명 김용철·42·사진) 최고경영자(CEO)는 “세계를 바꾸려고 한 아버지의 이상을 기업경영을 통해 실현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찰리 김의 아버지는 ‘옥수수 박사’로 불리며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던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다. 찰리 김은 전 세계 식량난 퇴치를 위해 17년간 아프리카에서 머물렀던 아버지의 헌신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기업활동에 영감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넥스트 점프는 1994년 그가 미국 터프스대 재학 시절에 창업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쿠폰북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기업 구매를 대행하는 전자상거래업체로 변신했다.

2000년대 초 닷컴 거품 붕괴 때 직원 4명만 남을 정도로 위기를 맞았지만 지금은 뉴욕 본사 외에 보스턴, 영국 런던에 지점을 두고 2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2008년 이후 유치한 투자금만 4500만달러에 이른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맨해튼 윈덤호텔에서 열린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21년간의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들려주며 “창업 이후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라며 “CEO는 하루 평균 100건이 넘는 결정을 내리며, 이 중 95건 이상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A+’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창업 지원이나 멘토 프로그램의 96%는 실패한다”며 “탁상공론에 그치는 전문가의 조언보다는 자신의 과거 실패 경험을 공유하려는 사람들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