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차남(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찬탈했다”고 한 데 대해 “총괄회장의 당시 말씀이 다가 아니며 상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현 롯데그룹 대외협력단 홍보팀장(상무)은 18일 “(신 회장이) 마찰과 충돌에 대해 공개적으로 깊은 사과도 드렸고, 그 이후에 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16일) 총괄회장의 말씀이 다가 아니며 당시 상태는 상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말을 잘 따져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 많다”며 “얼마 전에는 ‘민·형사 소송을 다 하라’고 했던 분이 갑자기 ‘용서하겠다’고 하는 것을 일관된 의사라고 볼 수 있는냐”고 반문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대표) 측은 이날 롯데그룹에 업무보고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에게 보고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거부했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는 “롯데에서 신 총괄회장에게 하는 보고를 신 전 부회장에게도 해달라는 요청을 신 총괄회장 비서실에 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총괄회장 보고 내용을 자신들에게도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월권 행위”라며 “SDJ코퍼레이션은 롯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별개의 회사”라고 반박했다.

롯데그룹은 “SDJ와 롯데 계열사의 경영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경영정보 유출”이라며 “위임장이 상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정을 우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은 신동주·동빈 양측이 공동 관리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오후 신 회장에게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 본인이 관리하겠다”고 통보한 뒤 비서진과 경호원 등 인력을 배치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