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까지 1·2차 걸쳐 시행…전체 596명 의원 선출

이집트 총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돼 전국에서 두 달 넘게 시행된다.

이집트 전국 27개 주 가운데 수도 카이로 외곽 기자주(州)와 알렉산드리아, 아스완, 페이윰 등 14개 주에서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간 동안 1차 총선 투표가 진행된다.

이집트 언론은 군인과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투표가 이뤄지고 있으며 2012년 총선 때와 비교해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은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2013년 7월 군부에 축출되고 나서 2년 3개월 만에 처음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는 이집트 전체 유권자 약 5천400만명 중 유권자 2천740만명이 이틀간 2천573명 후보자 가운데 286명의 의원을 뽑게 된다.

2차 투표는 수도 카이로 등 나머지 13개주에서 다음 달 22일~23일 치러진다.

결선 투표가 이뤄지면 12월2일 총선 일정이 모두 끝난다.

이집트 선거법에 따르면 이번 총선이 끝나면 전체 596명의 의원이 선출된다.

개인 후보제로 448명을, 정당 비례대표로 120명을 각각 뽑는다.

개인과 정당별 후보자는 모두 5천900여명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8명의 의원을 지명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당의 승리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집트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개인별 후보자 5천명 중 대부분은 엘시시 지지자들이라며 그들이 의회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측근 인사와 전 집권당 국민민주당(NDP) 출신 의원, 기업가, 퇴역한 군 장교 등이 주축이 된 '이집트의 사랑을 위해'(For the Love of Egypt) 정당이 제1당이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이집트 총선 투표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또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갖춘 '이집트의 사랑을 위해' 정당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 알아흐람센터 전략연구소의 유스리 알아자바위는 "의원들이 원한다면 이번 선거로 어느 정도 권력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겠지만 엘시시의 대중성을 봤을 때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총선 이후에도 상당한 권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번 선거가 3년간의 정국 혼란을 종식할 민주화로 이행기의 마지막 단계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권자들의 관심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유권자 중에서는 후보자가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고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하는 부동층도 많다.

이집트가 2011년 3월~2014년 5월 모두 6차례나 선거를 치르면서 이번 총선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이집트에서는 2012년 6월 헌법재판소가 무슬림형제단 출신 의원들이 장악한 의회를 해산하면서 3년간 의회 기관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엘시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입법부 역할까지 맡아 그동안 수십 개의 법률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집트 군부 수장 출신인 엘시시 대통령은 2013년 7월 국방장관을 맡을 당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집트는 애초 올 3월21일부터 7주간 총선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집트 헌법재판소가 총선 관련 선거법 중 선거구 획정 일부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면서 총선이 연기됐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