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여러 개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장치 버전을 만들었다고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폭스바겐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이번 조작 사태에 더욱 조직적으로 개입해 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장치 여러 버전으로 제작…조직적 개입 가능성 나와
폭스바겐 내부 직원과 이번 사태 조사에 연관된 미국 규제당국 관리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7년 동안 4개의 엔진 유형에 대한 조작장치를 제작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디젤엔진 및 배출가스 테스트 관련 전문가는 “폭스바겐이 엔진의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을 변경할 때마다 조작장치도 함께 바꿔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규제당국 역시 "폭스바겐은 새로운 엔진이 개발될 때마다 조작장치를 변경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과 미국의 폭스바겐 판매법인 대변인들은 여러 개의 조작장치 버전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고 있다. 폭스바겐 독일 본사 대변인은 “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는지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언급하긴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많은 직원들이 조작 사태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른트 엘링호스트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는 “배출가스 저감장치 개발에 몇 명이나 관여했느냐 하는 점이 이번 조작 사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안들이 향후 폭스바겐에 대한 벌금 규모와 관리자 교체의 규모를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위 간부가 연관됐을 경우 강도 높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로스쿨의 기업범죄 전문가인 브랜든 개럿 교수는 “미 연방 검찰의 조사에서 많은 고위 간부들이 조작에 연루된 것이 밝혀질 경우 미 법무부는 강도 높은 처벌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연루된 간부의 직책이 높을수록 사건에 대한 폭스바겐 측의 책임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