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현대증권 인수 포기…재매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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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한국 비판 여론 등 부담…계약 취소 불가피”
대우증권도 매물로 나와…산은, 당장 매각 힘들듯
대우증권도 매물로 나와…산은, 당장 매각 힘들듯
일본 오릭스그룹이 19일 현대증권 인수를 공식 포기했다.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주채권은행)은 현대증권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쟁사(대우증권) 매각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일정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지 10월19일자 A24면 참조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은 이날 “오릭스 측으로부터 현대증권 지분 22.56%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주식매매계약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공시했다. 이종철 오릭스PE코리아 대표는 “현 시점에서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펀드 투자자(LP) 및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포기 사유를 설명했다.
오릭스와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4개월이 지난 뒤부터 서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한(long stop)을 갖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오릭스는 △현대증권 2대 주주(9.54%)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금 모집 지연 △‘파킹 거래’ ‘야쿠자 자금 관련설’ 등 언론의 악의적 보도 △일본계 기업의 대형 증권사 인수에 대한 비판 여론 등 때문에 오릭스 본사가 주식매매기한 연장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난달 중순 현대증권 매각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오릭스 측에 전달했다”고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논의를 거쳐 현대증권 처리 방안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 무산에 따른 대비책을 세우고 있어 내부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2000억원을 빌린 데다 해운 업황도 부진해 현대증권 매각 계획이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재매각 작업은 종전과 달리 산업은행 주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이 경영권을 되사오는 조건인 ‘콜옵션 계약’을 고집한 게 매각이 무산된 주요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월 본입찰 당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도 ‘콜옵션이나 총수익스와프(TRS)와 같은 복잡한 구조가 없는 파인스트리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현대증권 재매각이 곧바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현대증권 경영권에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재매각을 추진한다면 대우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현대증권 매각은 당초 목표보다 2년 이상 지연된다. 불확실한 글로벌 금융시장도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에 부담이다.
이에 따라 차순위협상대상자인 파인스트리트와 재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파인스트리트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좌동욱/안상미 기자 leftking@hankyung.com
▶본지 10월19일자 A24면 참조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은 이날 “오릭스 측으로부터 현대증권 지분 22.56%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주식매매계약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공시했다. 이종철 오릭스PE코리아 대표는 “현 시점에서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펀드 투자자(LP) 및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포기 사유를 설명했다.
오릭스와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4개월이 지난 뒤부터 서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한(long stop)을 갖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오릭스는 △현대증권 2대 주주(9.54%)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금 모집 지연 △‘파킹 거래’ ‘야쿠자 자금 관련설’ 등 언론의 악의적 보도 △일본계 기업의 대형 증권사 인수에 대한 비판 여론 등 때문에 오릭스 본사가 주식매매기한 연장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난달 중순 현대증권 매각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오릭스 측에 전달했다”고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논의를 거쳐 현대증권 처리 방안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 무산에 따른 대비책을 세우고 있어 내부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2000억원을 빌린 데다 해운 업황도 부진해 현대증권 매각 계획이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재매각 작업은 종전과 달리 산업은행 주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이 경영권을 되사오는 조건인 ‘콜옵션 계약’을 고집한 게 매각이 무산된 주요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월 본입찰 당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도 ‘콜옵션이나 총수익스와프(TRS)와 같은 복잡한 구조가 없는 파인스트리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현대증권 재매각이 곧바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현대증권 경영권에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재매각을 추진한다면 대우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현대증권 매각은 당초 목표보다 2년 이상 지연된다. 불확실한 글로벌 금융시장도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에 부담이다.
이에 따라 차순위협상대상자인 파인스트리트와 재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파인스트리트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좌동욱/안상미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