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시대 청약 전략은 "공급과잉 지방, 조정 가능성…수도권선 청약통장 아끼지 말아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방은 시세차익 노린 투자자 많아
대출규제 강화되면 열기 식을 수도
서울 강남권·하남·동탄·용인 등
인기지역에 적극 청약해야
대출규제 강화되면 열기 식을 수도
서울 강남권·하남·동탄·용인 등
인기지역에 적극 청약해야
3.3㎡당 최대 7002만원에 달하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평균 2730만원)이 최고 7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서울 강남에서도 3.3㎡당 4000만원대 아파트들이 속속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양가가 오르고 신규 아파트 공급이 쏟아지면서 “2~3년 뒤 입주 시기에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서울·수도권에서는 “청약통장을 쓰는 것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분양시장 전망과 청약 전략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지방 “과열 조짐”, 수도권 “대기 수요 충분”
전문가들은 지방 도시는 지역별로 공급 과잉이나 과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조만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일부 지역은 중개업자 및 투자자들이 서로 분양권을 사고팔면서 ‘프리미엄(웃돈)’을 올리는데 높은 가격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방은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철희 호반건설 전무도 “현재 시장 상황보다 실수요층이 얼마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지방은 실수요자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많아 내년 이후 대출규제가 강화되거나 금리가 인상되면 먼저 타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유성의 이윤상 대표는 “지난 2년 새 3만가구가량 공급된 대구에서는 연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면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 시작할 것이고 시장이 조정받을 수 있다”며 “공급이 많았던 대구나 전주, 광주 등에선 점차 분양 열기가 꺾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도심권 재개발·재건축이 많은 부산은 새 집을 찾아 외곽으로 나갔던 지역 수요자들이 도심으로 회귀하면서 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방과 달리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신규 분양시장의 활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층이 두텁고 교통 인프라 등이 꾸준히 확충되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의 전·월세난과 지방의 수도권 이전 수요가 보태지면서 경기도의 신도시들은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고(高)분양가는 서울 강남이나 부산 해운대 등 일부의 사례라는 지적도 많았다. 남무경 GS건설 상무는 “지금은 시장 수요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하는 만큼 시장이 소화할 만한 수준”이라며 “해외에서도 핵심 지역과 주변부의 가격 차이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 경기지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19만원과 1067만원으로 2010년(서울 2119만원, 경기 1171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하남 동탄 등 “청약통장 아낄 필요 없다”
4분기 청약 전략과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거나 전망이 밝은 아파트에 선별적으로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분양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서울 수도권에서 무작정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것도 문제”라며 “수급 여건상 괜찮은 지역의 새 아파트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3.3㎡당 분양가격이 1600만~1700만원대인 서울 시내 준강남권 아파트, 3.3㎡당 2000만원 이내의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경기 하남·광주 등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는 공공택지지구, 광명·고양·구리·남양주 등을 투자 유망 지역으로 골랐다.
경기 남부권을 유망 지역으로 꼽은 전문가도 많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위례, 하남 미사, 김포 한강신도시, 화성 동탄 등과 같은 공공택지지구 땅이 거의 고갈된 상태여서 내년부터 아파트 공급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광교와 오산, 수원, 용인 등 생활환경이 좋고 광역교통망이 계속 확충되는 경기 남부 택지지구나 신도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에서는 반포 대치 잠원 압구정 등 희소가치가 높은 동네 아파트가 장기적으로 보유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분양가가 높더라도 분양시장은 당분간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도금과 잔금 마련이 가능하다면 인기 지역에서 청약통장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 아파트가 아닌 기존 아파트 구입은 신중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들의 입주가 다가오면 기존 재고 주택이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과도한 부채를 동반한 재고 구택 구입은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전문가들은 지방 도시는 지역별로 공급 과잉이나 과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조만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일부 지역은 중개업자 및 투자자들이 서로 분양권을 사고팔면서 ‘프리미엄(웃돈)’을 올리는데 높은 가격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방은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철희 호반건설 전무도 “현재 시장 상황보다 실수요층이 얼마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지방은 실수요자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많아 내년 이후 대출규제가 강화되거나 금리가 인상되면 먼저 타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유성의 이윤상 대표는 “지난 2년 새 3만가구가량 공급된 대구에서는 연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면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 시작할 것이고 시장이 조정받을 수 있다”며 “공급이 많았던 대구나 전주, 광주 등에선 점차 분양 열기가 꺾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도심권 재개발·재건축이 많은 부산은 새 집을 찾아 외곽으로 나갔던 지역 수요자들이 도심으로 회귀하면서 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방과 달리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신규 분양시장의 활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층이 두텁고 교통 인프라 등이 꾸준히 확충되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의 전·월세난과 지방의 수도권 이전 수요가 보태지면서 경기도의 신도시들은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고(高)분양가는 서울 강남이나 부산 해운대 등 일부의 사례라는 지적도 많았다. 남무경 GS건설 상무는 “지금은 시장 수요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하는 만큼 시장이 소화할 만한 수준”이라며 “해외에서도 핵심 지역과 주변부의 가격 차이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 경기지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19만원과 1067만원으로 2010년(서울 2119만원, 경기 1171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하남 동탄 등 “청약통장 아낄 필요 없다”
4분기 청약 전략과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거나 전망이 밝은 아파트에 선별적으로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분양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서울 수도권에서 무작정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것도 문제”라며 “수급 여건상 괜찮은 지역의 새 아파트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3.3㎡당 분양가격이 1600만~1700만원대인 서울 시내 준강남권 아파트, 3.3㎡당 2000만원 이내의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경기 하남·광주 등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는 공공택지지구, 광명·고양·구리·남양주 등을 투자 유망 지역으로 골랐다.
경기 남부권을 유망 지역으로 꼽은 전문가도 많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위례, 하남 미사, 김포 한강신도시, 화성 동탄 등과 같은 공공택지지구 땅이 거의 고갈된 상태여서 내년부터 아파트 공급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광교와 오산, 수원, 용인 등 생활환경이 좋고 광역교통망이 계속 확충되는 경기 남부 택지지구나 신도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에서는 반포 대치 잠원 압구정 등 희소가치가 높은 동네 아파트가 장기적으로 보유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분양가가 높더라도 분양시장은 당분간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도금과 잔금 마련이 가능하다면 인기 지역에서 청약통장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 아파트가 아닌 기존 아파트 구입은 신중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들의 입주가 다가오면 기존 재고 주택이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과도한 부채를 동반한 재고 구택 구입은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