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중반 치닫는 3분기 실적 시즌, '미지근'한 시장 달굴까
3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중반을 넘어섰다. 시장의 초점은 방향성을 제시할 만한 이벤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놓은 삼성전자의 효과가 다른 종목으로 옮겨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을 내놓은 227개 종목 가운데 164개 종목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63개는 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종목별 실적 점검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LG화학 삼성정밀 LG하우시스 쎌바이오텍 등은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9.78% 증가한 7조3000억원(속보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 수준이었던 6조원대를 훌쩍 넘은 것은 환율 상승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전날 실적을 내놓은 삼성정밀화학 역시 환율상승 효과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 한 1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83% 증가한 459억원, LG화학은 52.84% 늘어난 546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S-Oil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 했지만 전분기 대비 97% 줄어들어든 123억원을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 실적의 개선조짐이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들의 실적 결과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후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
위기업들이 시장 눈높이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지에 따라 이후 증시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기간 중반부에 진입하면서 실적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은 종목별 주가 차별화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 종목들의 실적발표를 전후로 한 변동성을 활용, 종목별 단기·중장기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조언이다. 그는 "최근 환율 급락이 일부 수출주의 4분기 실적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격 이점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단기 매매 차원의 접근을 이어가되, 실적 개선세(모멘텀)를 중심으로 투자대상을 선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평가된 경기민감주에 대한 단기 매매 전략으로 접근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내수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만한 시점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내수주는 소비 부진과 3분기 실적둔화 우려 등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 등으로 소비심리 개선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실적 발표 이후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