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라이언 "당 만장일치 땐 하원의장 수락"
폴 라이언 미국 공화당 연방하원의원(45·사진)이 당 전체의 지지를 조건으로 하원의장직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내 강경 보수파의 반발로 지난달 25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후임 하원의장으로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경선을 포기하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언 의원은 20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의원의 비공개 모임에서 당 전체가 자신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지한다면 기꺼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모임 후 기자회견에서도 “(하원의장직이) 내가 추구했던, 원했던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제 당이 바뀌어야 하는 중대 시점이라고 판단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조건으로 이번주 안에 당 전체가 자신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베이너 의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8일 당내 후보 지명을 거쳐 29일 하원 전체회의에서 새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언은 1998년(28세)에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이미 8선으로 노련한 경력을 쌓았고, 2011년부터 예산위원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2012년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등 전국적인 지명도까지 갖춰 일찍부터 대선 후보나 하원의장 후보감으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2012년 대선 후 “자녀들이 어려 함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매번 불출마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