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s 상륙…다시 과열된 '암호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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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 끓이는 데 17분" "현아가 36번 춤췄다"
단통법 이후 불법영업 극성
갤S6→갤수육·G4→쥐4마리…단속 피하려 은어 난무
커뮤니티·SNS서 고액 제시
단통법 이후 불법영업 극성
갤S6→갤수육·G4→쥐4마리…단속 피하려 은어 난무
커뮤니티·SNS서 고액 제시
“ㅅㄷㄹ ㄱㅅㅇ 59번 욕먹고 현아 열다섯 번 무부가로 ㅂㅇ했어요.”
휴대폰 정보 사이트로 유명한 ‘뽐뿌’에 지난 주말 올라온 글이다. 암호 같은 이 글은 “신도림에서 ‘갤수육’(갤럭시S6)을 59 요금제로 현금 15만원을 내고 부가서비스 없이 번호이동(통신사를 옮겨 새 휴대폰 구매)했어요”라는 뜻이다. 불법 영업에 대한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외계어’ 같은 은어들로 쓴 것이다.
23일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6s의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사 대리점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구형 스마트폰들의 출고가 인하 행렬이 이어지고 일부 이통사 대리점들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불법 영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휴대폰 보조금을 제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음성적 마케팅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동으로 보조금 알리기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주변의 휴대폰 매장 밀집지역에선 최근 뽐뿌, 빠삭 등 휴대폰 정보 사이트와 네이버 밴드 등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액의 불법 보조금을 제시하며 영업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정부 단속을 교묘하게 피하기 위해 각종 은어를 사용하면서 호객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는 ‘공책5권’으로, 갤럭시S6는 ‘갤수육’으로, LG전자의 G4는 ‘쥐4마리’ 등으로 표기한다. 고액의 ‘페이백’(구매자에게 나중에 일정 금액을 되돌려 주는 것)을 제시할 때는 초성만 같은 ‘표인봉’이란 단어를 쓰기도 한다.
마치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 같은 “수육 끓이는 데 17분”이란 글도 올라온다. 갤럭시S6를 현금가 17만원에 판매한다는 뜻이다. 또 “현아가 36번 춤췄습니다”라는 말은 “현금으로 36만원을 준다”는 말이다.
“수육을 주문했는데 르그는 15 가운데 위치했고요, 크트는 19 구석에 있습니다”라는 설명은 “갤럭시S6를 알아봤는데 LGU+(LG유플러스)는 15만원이고 매장은 가운데 있어요, KT는 19만원이고 구석에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불법판매 전문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휴대폰 진동(안드로이드폰)이나 플래시 깜빡임(아이폰)으로 페이백과 지급 날짜를 암시해 주기도 한다.
○주말 이통시장 과열 우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 대리점들의 음성적 불법 영업이 더욱 지능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단통법을 지키는 ‘정직한’ 대리점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사 대리점 관계자는 “법을 곧이곧대로 지키는 매장은 고사하기 직전”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불법 보조금 영업이 특정 지역에서 ‘게릴라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당국의 단속이 속수무책이라는 데 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6s 출시 직후인 이번 주말에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한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LG전자의 V10 등 고급 스마트폰의 판매 경쟁이 최고조에 달해 시장 과열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통사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어느 한쪽이 고액의 리베이트(불법 보조금)를 뿌리기 시작하면 마냥 쳐다만 보고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휴대폰 정보 사이트로 유명한 ‘뽐뿌’에 지난 주말 올라온 글이다. 암호 같은 이 글은 “신도림에서 ‘갤수육’(갤럭시S6)을 59 요금제로 현금 15만원을 내고 부가서비스 없이 번호이동(통신사를 옮겨 새 휴대폰 구매)했어요”라는 뜻이다. 불법 영업에 대한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외계어’ 같은 은어들로 쓴 것이다.
23일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6s의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사 대리점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구형 스마트폰들의 출고가 인하 행렬이 이어지고 일부 이통사 대리점들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불법 영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휴대폰 보조금을 제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음성적 마케팅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동으로 보조금 알리기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주변의 휴대폰 매장 밀집지역에선 최근 뽐뿌, 빠삭 등 휴대폰 정보 사이트와 네이버 밴드 등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액의 불법 보조금을 제시하며 영업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정부 단속을 교묘하게 피하기 위해 각종 은어를 사용하면서 호객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는 ‘공책5권’으로, 갤럭시S6는 ‘갤수육’으로, LG전자의 G4는 ‘쥐4마리’ 등으로 표기한다. 고액의 ‘페이백’(구매자에게 나중에 일정 금액을 되돌려 주는 것)을 제시할 때는 초성만 같은 ‘표인봉’이란 단어를 쓰기도 한다.
마치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 같은 “수육 끓이는 데 17분”이란 글도 올라온다. 갤럭시S6를 현금가 17만원에 판매한다는 뜻이다. 또 “현아가 36번 춤췄습니다”라는 말은 “현금으로 36만원을 준다”는 말이다.
“수육을 주문했는데 르그는 15 가운데 위치했고요, 크트는 19 구석에 있습니다”라는 설명은 “갤럭시S6를 알아봤는데 LGU+(LG유플러스)는 15만원이고 매장은 가운데 있어요, KT는 19만원이고 구석에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불법판매 전문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휴대폰 진동(안드로이드폰)이나 플래시 깜빡임(아이폰)으로 페이백과 지급 날짜를 암시해 주기도 한다.
○주말 이통시장 과열 우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 대리점들의 음성적 불법 영업이 더욱 지능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단통법을 지키는 ‘정직한’ 대리점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사 대리점 관계자는 “법을 곧이곧대로 지키는 매장은 고사하기 직전”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불법 보조금 영업이 특정 지역에서 ‘게릴라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당국의 단속이 속수무책이라는 데 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6s 출시 직후인 이번 주말에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한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LG전자의 V10 등 고급 스마트폰의 판매 경쟁이 최고조에 달해 시장 과열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통사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어느 한쪽이 고액의 리베이트(불법 보조금)를 뿌리기 시작하면 마냥 쳐다만 보고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