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내년 재매각…사업재편으로 몸값 올릴 것"
“재매각은 내년이나 돼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고 회사를 정비해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겁니다.”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오릭스PE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당분간 현대증권 매각건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사진)은 지난 주말 기자들과 만나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영업 활동과 투자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현대증권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돼 있던 탓에 인수전 참여 열기가 낮았고, 회사 가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시장에서 적정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업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은 일러야 내년께 다시 거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올해 대우증권 매각 이슈도 있으니 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현대증권 매각 일정도 다시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윤 사장은 “올 상반기 부동산 매각 등으로 투자은행(IB) 업무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냈는데 최근 매각작업으로 경영활동이 일부 움츠러들면서 당초 올해 목표 실적(3000억원)은 채우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 투자 사업을 벌여 IB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과정 중에는 회사 자산의 구성 등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게 전문 경영인의 도리라 생각하고 신규 투자를 자제했는데 앞으로 공격적으로 해외사업을 통해 수익창출을 꾀할 것이란 얘기다.

한편 현대증권 노조는 매각 작업 중 윤 사장을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 관련 업무상 배임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윤 사장은 “구체적인 고발 내용은 모르겠지만 배임행위는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