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일단 끼워넣자"…총선용 5억짜리 사업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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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거 앞두고 지역구 챙기기 '혈안'
국토위, 당초 정부안보다 예산 2조4500억원 증액
국토위, 당초 정부안보다 예산 2조4500억원 증액
19대 국회 마지막 예산안 심사가 시작된 가운데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여야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 경쟁이 불붙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이른바 ‘총선용 지역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각 상임위원회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부터 의원들이 슬쩍 신규 예산을 추가하는 ‘예산 끼워넣기’ 구태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소규모 지역 예산 슬그머니 넣어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의결해 예산결산심의위원회로 송부한 ‘2016년도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토위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 원안보다 2조4524억원을 증액했다. 증액한 사업 중 상당수는 도로 건설이나 철도공사로 기존 사업을 티나지 않게 1억~3억원 늘리거나, 아예 정부 원안에 없던 2억~5억원 규모의 신규 건설 공사다.
내년도 도로·철도사업 135건 가운데 도로 건설에 배정된 사업은 총 100건이다. 이 중 27건은 정부 예산안에 없던 사업을 새로 끼워넣은 것이다. 20억원 이하 소규모 사업 가운데 은근슬쩍 2억~5억원씩 증액된 사업도 33건에 달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치고는 작은 규모인 5억원 이하 사업도 13건이나 됐다. 대개 지방 국도에서 나오는 국가지방도로를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국도의 확·포장과 진입출로 추가, 철도 공사 등이 대상으로 해당 지역 민원성 성격이 짙다.
나머지 철도사업 35건 중 3분의 1에 달하는 11건도 당초 정부 예산안에 없었지만 국토위 위원들이 추가한 신규 사업이었다. 30억원 이하 소규모 철도 관련 예산도 6건이나 됐다.
○수도권과 경북에 신규·증액 사업 많아
눈에 띄는 점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국토위 위원이 아닌 다른 상임위 위원들의 청탁성 사업 예산도 많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20억원 이하 도로사업 중 증액된 지역은 경북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6건, 전남 5건, 강원이 4건 있었다. 대부분 국도나 국지도 건설을 위한 5억원 안팎의 소규모 예산으로 지역 민원 혹은 내년도 총선을 겨냥한 지역 선심성 예산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당직을 맡거나 정권 실세 의원들이 속한 지역구 사업도 눈에 띄지 않게 증액되거나 신규 사업으로 추가됐다. 현 정부 실세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 사업인 ‘청도~밀양2 국도건설 사업’은 당초 4억원에서 6억원 늘어난 10억원이 반영됐다.
통일 준비와 파주지역 안보관광 활성화라는 이유로 10억원이 새로 배정된 ‘문산~도라산 전철화 사업’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진두지휘할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지역구 사업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았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 사업 2개(군위~의성 국도건설, 고로~우보 국도건설)도 10억원씩 신규로 배정됐다.
국토위 관계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티나지 않는 규모로 자기 당과 상대 당 의원 지역구 사업을 추가해 준 것”이라며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감액되거나 아예 삭감될 가능성이 크지만 일단 지역 홍보를 위해 예산부터 넣고 보자는 마음은 여야가 똑같다”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의결해 예산결산심의위원회로 송부한 ‘2016년도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토위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 원안보다 2조4524억원을 증액했다. 증액한 사업 중 상당수는 도로 건설이나 철도공사로 기존 사업을 티나지 않게 1억~3억원 늘리거나, 아예 정부 원안에 없던 2억~5억원 규모의 신규 건설 공사다.
내년도 도로·철도사업 135건 가운데 도로 건설에 배정된 사업은 총 100건이다. 이 중 27건은 정부 예산안에 없던 사업을 새로 끼워넣은 것이다. 20억원 이하 소규모 사업 가운데 은근슬쩍 2억~5억원씩 증액된 사업도 33건에 달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치고는 작은 규모인 5억원 이하 사업도 13건이나 됐다. 대개 지방 국도에서 나오는 국가지방도로를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국도의 확·포장과 진입출로 추가, 철도 공사 등이 대상으로 해당 지역 민원성 성격이 짙다.
나머지 철도사업 35건 중 3분의 1에 달하는 11건도 당초 정부 예산안에 없었지만 국토위 위원들이 추가한 신규 사업이었다. 30억원 이하 소규모 철도 관련 예산도 6건이나 됐다.
○수도권과 경북에 신규·증액 사업 많아
눈에 띄는 점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국토위 위원이 아닌 다른 상임위 위원들의 청탁성 사업 예산도 많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20억원 이하 도로사업 중 증액된 지역은 경북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6건, 전남 5건, 강원이 4건 있었다. 대부분 국도나 국지도 건설을 위한 5억원 안팎의 소규모 예산으로 지역 민원 혹은 내년도 총선을 겨냥한 지역 선심성 예산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당직을 맡거나 정권 실세 의원들이 속한 지역구 사업도 눈에 띄지 않게 증액되거나 신규 사업으로 추가됐다. 현 정부 실세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 사업인 ‘청도~밀양2 국도건설 사업’은 당초 4억원에서 6억원 늘어난 10억원이 반영됐다.
통일 준비와 파주지역 안보관광 활성화라는 이유로 10억원이 새로 배정된 ‘문산~도라산 전철화 사업’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진두지휘할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지역구 사업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았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 사업 2개(군위~의성 국도건설, 고로~우보 국도건설)도 10억원씩 신규로 배정됐다.
국토위 관계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티나지 않는 규모로 자기 당과 상대 당 의원 지역구 사업을 추가해 준 것”이라며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감액되거나 아예 삭감될 가능성이 크지만 일단 지역 홍보를 위해 예산부터 넣고 보자는 마음은 여야가 똑같다”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