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콰르텟이 들려주는 클래식·재즈의 하모니
프랑스 현악4중주단 에벤콰르텟(사진)은 분명 ‘정통 클래식’ 실내악단이다. 창단 6년차였던 2004년 세계적 실내악 콩쿠르인 ‘뮌헨 ARD(독일 제1공영방송)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데뷔 음반 ‘라벨, 드뷔시, 포레 현악4중주집’(2009년)은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인 영국 ‘그라모폰상’의 ‘올해의 음반’에 선정됐다.

클래식 음악만 고집하기에는 이들의 ‘끼’가 넘쳤던 걸까. 에벤콰르텟이 2010년 발매한 ‘픽션’은 ‘펄프픽션’ ‘바그다드카페’ 등 영화음악과 재즈를 편곡해 연주한 음반이다. 이 음반은 독일 에코클라식의 ‘올해의 실내악 음반’으로 선정됐다.

오는 29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6년 만에 내한공연하는 에벤콰르텟을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이들은 “정통 클래식과 클래식 이 외의 장르는 서로 강렬한 자극을 준다”며 “재즈와 록, 팝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클래식 음악을 연주할 때 지나치게 현학적인 접근을 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벤콰르텟은 피에르 콜롱베(제1바이올린), 가브리엘 르 마가주(제2바이올린), 아드리앙 브와수(비올라), 라파엘 메르랑(첼로) 등 네 명의 프랑스 연주자로 구성됐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음악에 대해 초창기엔 주변 사람은 물론 멤버들조차 의구심을 가졌다. “처음에는 앙코르곡으로 다양한 장르의 곡을 시도해 봤어요. 매니저가 ‘앙코르는 관객에게 너희가 건네는 선물이니, 마음대로 곡을 골라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 점점 레퍼토리 선택이 자유로워졌죠.”

이번에도 1부에서는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F장조’와 베토벤의 ‘현악4중주 제14번 C#단조’ 등 정통 클래식, 2부에선 존 콜트레인의 ‘자이언트 스텝스’, 조 자비눌의 ‘인 어 사일런트 웨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등 재즈·탱고 음악을 들려준다.

“우리가 좋아하는 곡들을 연주할 뿐이죠. 기존 클래식 앙상블이 하지 않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나갈 겁니다. 모든 음악적 지평에서 영감과 감흥을 얻으면서 ‘지루함’을 벗어던지기 위한 시도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