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올 3~4월과 비슷한 ‘유동성 랠리’가 재연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럽과 중국이 양적 완화 정책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다.

26일 코스피지수는 7.68포인트(0.38%) 상승한 2048.08에 마감했다. 올 7월23일(2065.07)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주말 중국이 올 들어 다섯 번째로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7~28(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금리인상 결정을 미룰 것으로 관측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오른 영향이 컸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59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올 상반기 ‘4년 장기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050)’을 뚫기 직전 모습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월 한 달간 2조9000억원 넘게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를 1985.80에서 2041.03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4월24일 2189.54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를 1962.81에서 2050선 근처까지 밀어올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올 상반기 유동성 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4월6일(2046.43)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가 주도한 상반기와 달리 뚜렷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 점은 당시와 다르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