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신제품 드럼세타기 '트윈워시'.
LG전자 신제품 드럼세타기 '트윈워시'.
[ 김민성 기자 ] LG전자가 가전업계 최대 경쟁시장인 미국에서 3분기 드럼세탁기 매출 1위로 다시 올라섰다고 26일 밝혔다. 직전 2분기,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분기 매출 점유율 1위를 내준 뒤 3개월만의 탈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분기 매출 점유율 1위로 오른 바 있다. 2006년 미국 진출 이후 9년만에 처음이었다.

이날 LG전자가 제공한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Stevenson Company) 자료에 따르면 3분기 LG의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 매출 점유율이 27.7%로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가 2003년 미국 시장에 드럼세탁기를 선보인 이후 분기 점유율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6%p 이상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드럼세탁기 매출액 점유율도 25.6%로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삼성전자와는 약 5%p 차이다.

가격 900달러 이상 고가 드럼세탁기에 대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점유율 역시 1위(31.4%)였다. 3분기만 보면 33.6% 점유율로 프리미엄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LG전자는 미국 진출 4년 만인 2007년 드럼세탁기 부문 첫 정상에 오른 후 연간 단위로는 지난해까지 8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다음달 프리미엄군 최대 기대작인 '트윈워시'를 미국에 공급한다. 트윈워시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 2개를 한 제품에 결합했다. 지난 7월 말 국내 출시 후 기존 동급 용량 대비 판매량이 4배에 이를 만큼 인기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에는 미국 유통업체가 트윈워시를 신속하게 배송해 달라는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화물선이 아니라 항공편을 이용했다"며 "국내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항공기로 수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글로벌 가전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트윈워시와 같은 혁신 제품으로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통의 강호인 LG전자와 반격을 노리는 삼성전자의 미국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 주도권 싸움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양사 점유율 합계 50%에 육박할 만큼 국내를 대표하는 두 가전업체가 미국 세탁기 시장을 수년째 평정하고 있는 구조다.

지난 2분기 시장조사기관 트라큐라인(TraQline)는 삼성전자가 22.3% 매출 점유율로 처음 시장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가 유럽산 및 현지 제조사 등 유수 가전업체가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는 미국 시장이라 한국 기업의 선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은 세탁기 중에서도 고가인 드럼세탁기가 전체 판매량의 약 35%를 차지할만큼 프리미엄 제품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는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빠른 세탁 시간, 다양한 편의기능 등으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동급 최대 세탁 용량은 물론 강력한 물 분사 기술로 세탁 시간을 줄이고, 자동으로 세탁조를 청소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