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한국경제 DB)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한국경제 DB)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26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이하 재단)' 출범식을 개최하고 "재단은 동대문 터줏대감인 두산의 선관의무(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의식을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면세점 유치가 재단의 계기가 됐음을 부인하지는 않겠다"면서도 "10여 년간 동대문 지역 활성화를 위한 돔구장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면세점 특허(영업권)를 얻지 못하면 재단은 어떻게 되는가.

동대문은 상권 활성화가 시급하다. 현재 동대문 지역 13개 쇼핑몰의 공실률이 30%에 달하는 등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면세점 하나가 세워지면 지역 전 업소들의 낙수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동대문 지역은 전통유산의 경우 동대문, 낙산성곽이 있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심지어 장충동, 대학로로 이어지는 문화콘텐츠까지 어느 곳보다 잠재력이 많은 곳이다.

그 한복판에 두타가 서 있다. 집무실 창문 아래로 치열한 삶의 현장이 있다. 동대문 지역 전체가 발전돼 나타나는 경제적 효과, 삶의 질 향상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값진 일이다. 지역사회에 이것보다 더 큰 공헌은 없을 것이다. 최대한 노력해보겠다. 회사에서도 재원을 사재도 투입하고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넣어 이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할 것이다. 지역 전체가 활성화된 모습에서 두산이 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듣도록 할 것이다.

동대문 시장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대해 10여 년간 건의한 바 있다. 동대문 한복판에 사무실을 정했다는 점에 정말 감개무량해 했다. 창업주인 조부께서 동대문에 터를 잡고 시작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두타와 밀리오레가 생기면서 지역에 다수의 요식업소가 자리잡으며 보람찼던 기억이 있다. 이후 상권이 쇠퇴하면서 책임감을 느낀 것이 사실이다. 여러번 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재단은 오랜 생각 끝에 나온 결과다.

시기적으로 면세점 유치와 연계돼 있어 면세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면세점 유치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재단 구상은 더 오래 전부터 시작됐고, 지역에 있는 유일한 대기업으로 이행해야 하는 중요한 선관의무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두타 면세점'에 낸 입점의향서(LOI)가 진짜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명품브랜드의 입점의향서에 가짜가 있을 수 있겠나. 두산그룹에서 1995년부터 해외 패션지 보그(한국판)를 출판했다. 유명 패션지 5개를 상당기간 본인이 직접 발행했고 20여 년간 명품 브랜드들과도 인연을 맺어왔다. 이에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패션 관련 콘텐츠는 우리가 최고다. (두산이) 요청했을 때 (명품업체로부터) 입점의향서를 단기간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콘텐츠 파워에 대한 신뢰가 아니었을까.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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