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임신 중 천식 치료 기피, 태아 건강 더 위협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천식이 생겼을 때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임신부는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중 약물치료가 위험하다는 편견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것이다.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사진)팀이 천식환자 6만4000명을 분석했더니 임신부 중 천식 치료를 받은 환자는 21.7%였지만 임신부가 아닌 사람 중 천식 치료를 받은 환자는 34.9%였다. 평균 진료일수는 임신한 천식 환자는 2.91일, 비임신 환자는 3.68일이었다. 임신을 한 천식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의료기관을 덜 찾은 셈이다.

반면 천식 때문에 입원한 환자 비율은 임신부가 더 높았다. 임신한 천식 환자는 1.3%가 입원했지만 비임신 환자는 0.8%가 입원했다. 천식 치료가 태아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이 때문에 증상이 악화해 입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천식 치료가 태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천식 치료 임신부들의 조산,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발생률을 분석했다. 증상이 심한 일부 환자는 스테로이드제를 두 배 이상 처방받는 등 강도 높은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천식 치료와 조산,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사이에 별다른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임신 중 천식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태아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신중독증이 생기거나 저체중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임신 중 평소보다 더 세심하게 천식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임신 중에는 천식의 중증도가 바뀔 수 있어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전문의 상담을 받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