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CFO 리포트] '3무' 현대차그룹 CFO…전문성과 위기대응력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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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대자동차그룹 CFO 심층분석
현대건설 인수·한전부지 매입…굵직한 현안 처리 진두지휘
이원희 현대차 CFO 등 입사 때부터 재무분야 '한우물'
신민수 현대로템 CFO 등은 그룹 주력계열사 순환근무
현대건설 인수·한전부지 매입…굵직한 현안 처리 진두지휘
이원희 현대차 CFO 등 입사 때부터 재무분야 '한우물'
신민수 현대로템 CFO 등은 그룹 주력계열사 순환근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얘기할 때 다른 그룹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세 가지가 현대자동차그룹엔 없다. 우선 삼성이나 LG처럼 그룹을 총괄하는 CFO가 존재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영입된 CFO도 없다. 이른바 ‘SKY 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졸업한 CFO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입사 때부터 임원 때까지 재무라는 한 우물만 판 ‘재무통’이 즐비하다. 잠깐이라도 영업이나 마케팅 업무를 맡았던 CFO도 전무하다. 현대차 CFO들이 재무뿐 아니라 인사나 총무 업무를 겸임하는 ‘경영관리본부장’ 대신 ‘재경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전문성과 특유의 집념으로 현대건설 인수와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입 같은 굵직한 현안을 처리했다. 그룹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기술 개발과 영업을 지원해 세계 5위 완성차 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계열사별 재경본부 체제
현대차그룹에는 총괄 CFO가 없다. 계열사 CFO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기보다 해당 기업의 회계와 원가관리, 기업설명회(IR) 등을 회사별로 챙긴다. 계열사 간 사업이나 투자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김용환 그룹 기획총괄담당 부회장(59)이 이끄는 기획총괄조정실이 나선다. 원종훈 기조실 재무담당 부사장(54)이 계열사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룹 CFO가 없어도 재무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은 계열사마다 재무 전문가가 많기 때문이란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대 주력 계열사엔 해당 회사의 공채 출신 CFO들이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현대차 CFO는 이원희 사장(55)이 맡고 있다. 이 사장은 경남 김해 출생으로 서울 대광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웨스턴 일리노이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현대차에 입사해 줄곧 재무분야에서만 일했다. 재정팀장과 국제금융팀장, 미국법인 재경담당 상무 등을 거쳐 2009년 12월 현대차 재경본부장에 올랐다. 2011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작년 8월 사장이 됐다.
기아차 CFO인 한천수 부사장(56)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기아차에 입사한 뒤 2007년 현대제철로 옮겨 재무관리 담당 상무와 재무관리실장(전무)을 맡았다. 2013년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을 지낸 뒤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에도 내부 출신 CFO가 포진해 있다. 최병철 현대모비스 부사장(57)은 경북 예천 출생으로 대창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198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재무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송충식 현대제철 부사장(55)도 정통 재무 전문가다. 춘천고와 강원대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제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재정팀장과 경리담당 이사, 경영관리실장(전무) 등을 거쳐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재편 통해 성장 주도
여러 회사의 살림살이를 경험한 ‘순환형’ CFO도 적지 않다. 신민수 현대로템 재경본부장(부사장·57)은 그룹 내 4개 회사에서 재무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쌓았다. 현대카드 재무지원실장과 기아차 지원팀 이사를 맡은 뒤 2006년부터 작년까지 현대다이모스의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냈다. 작년 2월 현대로템으로 옮겨 CFO로 일하고 있다.
박동욱 현대건설 부사장(53)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 현대차에서 현대건설로 옮겼다. 그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건설 CFO로 일하고 있다. 경남 진주 출생으로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박제서 현대다이모스 재경본부장(전무·55)은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다이모스 등에서 활약했다. 영광고와 대구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7년 현대차 경리부에 입사해 2006년까지 20년간 일했다. 2007년 현대글로비스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 말 전무로 승진한 뒤 지난 3월 현대다이모스 CFO로 옮겼다.
이명호 현대위아 재경본부장(전무·55)은 네 곳의 계열사를 돌았다. 1985년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17년간 재무분야에서 일하다 2002년 옛 현대엠코로 이동해 재경사업부장을 지냈다. 2011년 현대케피코 경영관리실장을 거쳐 지난 1월부터 현대위아 CFO로 일하고 있다.
현대그룹 재무라인에는 현대모비스 CFO인 최 부사장과 이 전무처럼 현대정공 출신이 적지 않다. 현대카드 CFO인 황유노 부사장(57)도 현대정공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딘 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재무 임원을 거쳐 2013년부터 현대카드 CFO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CFO들은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사업조정을 주도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작년 4월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를 합해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을 출범시켰다. 같은해 9월엔 한전 부지 매입을 주도해 새 본사 건물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들어선 자동차 외의 다른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2013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합병한 뒤 지난 7월 두 회사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금융부문에서 HMC증권과 현대라이프생명을 인수해 종합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대신 입사 때부터 임원 때까지 재무라는 한 우물만 판 ‘재무통’이 즐비하다. 잠깐이라도 영업이나 마케팅 업무를 맡았던 CFO도 전무하다. 현대차 CFO들이 재무뿐 아니라 인사나 총무 업무를 겸임하는 ‘경영관리본부장’ 대신 ‘재경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전문성과 특유의 집념으로 현대건설 인수와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입 같은 굵직한 현안을 처리했다. 그룹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기술 개발과 영업을 지원해 세계 5위 완성차 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계열사별 재경본부 체제
현대차그룹에는 총괄 CFO가 없다. 계열사 CFO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기보다 해당 기업의 회계와 원가관리, 기업설명회(IR) 등을 회사별로 챙긴다. 계열사 간 사업이나 투자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김용환 그룹 기획총괄담당 부회장(59)이 이끄는 기획총괄조정실이 나선다. 원종훈 기조실 재무담당 부사장(54)이 계열사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룹 CFO가 없어도 재무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은 계열사마다 재무 전문가가 많기 때문이란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대 주력 계열사엔 해당 회사의 공채 출신 CFO들이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현대차 CFO는 이원희 사장(55)이 맡고 있다. 이 사장은 경남 김해 출생으로 서울 대광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웨스턴 일리노이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현대차에 입사해 줄곧 재무분야에서만 일했다. 재정팀장과 국제금융팀장, 미국법인 재경담당 상무 등을 거쳐 2009년 12월 현대차 재경본부장에 올랐다. 2011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작년 8월 사장이 됐다.
기아차 CFO인 한천수 부사장(56)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기아차에 입사한 뒤 2007년 현대제철로 옮겨 재무관리 담당 상무와 재무관리실장(전무)을 맡았다. 2013년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을 지낸 뒤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에도 내부 출신 CFO가 포진해 있다. 최병철 현대모비스 부사장(57)은 경북 예천 출생으로 대창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198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재무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송충식 현대제철 부사장(55)도 정통 재무 전문가다. 춘천고와 강원대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제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재정팀장과 경리담당 이사, 경영관리실장(전무) 등을 거쳐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재편 통해 성장 주도
여러 회사의 살림살이를 경험한 ‘순환형’ CFO도 적지 않다. 신민수 현대로템 재경본부장(부사장·57)은 그룹 내 4개 회사에서 재무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쌓았다. 현대카드 재무지원실장과 기아차 지원팀 이사를 맡은 뒤 2006년부터 작년까지 현대다이모스의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냈다. 작년 2월 현대로템으로 옮겨 CFO로 일하고 있다.
박동욱 현대건설 부사장(53)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 현대차에서 현대건설로 옮겼다. 그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건설 CFO로 일하고 있다. 경남 진주 출생으로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박제서 현대다이모스 재경본부장(전무·55)은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다이모스 등에서 활약했다. 영광고와 대구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7년 현대차 경리부에 입사해 2006년까지 20년간 일했다. 2007년 현대글로비스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 말 전무로 승진한 뒤 지난 3월 현대다이모스 CFO로 옮겼다.
이명호 현대위아 재경본부장(전무·55)은 네 곳의 계열사를 돌았다. 1985년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17년간 재무분야에서 일하다 2002년 옛 현대엠코로 이동해 재경사업부장을 지냈다. 2011년 현대케피코 경영관리실장을 거쳐 지난 1월부터 현대위아 CFO로 일하고 있다.
현대그룹 재무라인에는 현대모비스 CFO인 최 부사장과 이 전무처럼 현대정공 출신이 적지 않다. 현대카드 CFO인 황유노 부사장(57)도 현대정공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딘 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재무 임원을 거쳐 2013년부터 현대카드 CFO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CFO들은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사업조정을 주도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작년 4월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를 합해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을 출범시켰다. 같은해 9월엔 한전 부지 매입을 주도해 새 본사 건물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들어선 자동차 외의 다른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2013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합병한 뒤 지난 7월 두 회사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금융부문에서 HMC증권과 현대라이프생명을 인수해 종합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