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7일 오후 4시45분

정부가 처음으로 중국 위안화로 표시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을 발행한다. 외평채란 환율 안정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 35억3000만위안(약 6300억원) 규모의 위안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키로 하고, 지난주 발행 업무를 대행할 금융회사로 삼성증권, 중국 교통은행, HSBC 등 여섯 곳을 선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외평채의 만기는 3년이나 5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발행 지역은 중국 본토나 홍콩, 한국 중 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는 국내외 금융회사에 외평채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면서 발행 예정 통화로 달러화와 유로화, 위안화를 제시했다.

정부가 위안화 표시 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외평채는 달러화와 유로화로만 발행됐으며, 현재 각각 44억달러와 16억2500만유로의 잔액이 남아 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5억유로어치 유로화 표시 외평채를 차환(만기가 된 채권을 갚기 위해 새 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재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위안화 표시 외평채 발행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추진해온 ‘위안화 허브(중심지) 계획’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거래 비중을 높이고 국내 기업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도 활성화한다는 게 이 계획의 골자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올 하반기에 위안화 허브 조성과 연계해 위안화 표시 외평채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이번 정부의 위안화 표시 외평채 발행으로 국내 기업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