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은행 순이익이 올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 비해 이자수익은 올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발표한 ‘은행산업 환경 변화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6000억원 규모로 올해 약 6조4000억원에 비해 1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요인은 대손비용 증가다. 강도 높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내년 국내 은행의 전체 대손비용은 올해보다 10%(약 1조원) 증가한 1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장금리 상승도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시중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대출채권 부도확률은 평균 0.9%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금리 상승이 맞물려 은행의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자이익 등 수익은 제자리걸음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올해 두 차례에 걸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사상 최저인 1%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임 연구위원은 “내년엔 계좌이동제 시행 등으로 은행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지만 지속된 저금리로 인한 대출수요 증가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자산 규모는 늘어난 상황이어서 전체 이자이익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 전망치인 1.9%에서 내년엔 2.2%로 높아지는 등 경기개선이 미약하게나마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 전망치인 2.6%보다는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