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29일(현지시간) 폴 라이언 의원(45·위스콘신·사진)을 제62대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라이언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의장이다. 최연소 기록은 1839년 30세에 의장이 된 로버트 헌터 의원이 갖고 있다. 찰스 프레더릭 크리스프 의원(1891년 선출 당시 46세)에 이어 두 번째 40대 의장 기록도 쓰게 됐다.

미국 언론은 젊은 의장의 취임으로 기대되는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언은 당내 강경 보수파 ‘프리덤 코커스’를 포함해 중도 성향의 튜즈데이그룹, 주류 보수성향의 공화당연구위원회(RSC) 등 3개 핵심 정파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받았다. 라이언은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내일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 공화당도 지난 몇 년간 잃어버린 비전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며 당의 단결과 쇄신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원들이 라이언 의장 선출이 새로운 단결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이언의 정치 성향과 개인적 취향도 주목받고 있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6세 때 부친을 여의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했다. 정계 진출 후 ‘빈곤퇴치 캠페인’에 적극 나섰고,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서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2013년 공화당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 예산 삭감을 주장하며 예산 관련 법안의 통과를 막아 연방정부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됐을 때 당내 강경파를 설득해 민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공화당 내에서 2016년 대선 경선후보,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일찍 거론됐으나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당 지도부의 하원의장 출마 요청을 받아들일 때도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2000년 결혼한 그는 아들 둘,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라이언은 식이요법을 하고 마라톤과 낚시, 활 사냥을 즐기는 운동 마니아로도 알려졌다. 그는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심장병 발병이 많은 가족력 때문에 먹는 것과 운동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