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별도의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담보로 잡혔던 금호타이어 주식도 매각이 가능해지는 등 인수자금 마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금호기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고 30일 밝혔다. 금호기업은 올해 말까지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50%+1주)을 7228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그동안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 투자자들을 모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전격적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지분 인수 목적이라는 점에선 SPC와 차이가 없지만 앞으로 지주회사 역할을 할 회사가 필요해 금호기업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향후 금호타이어 인수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부사장이 담보로 제공했던 금호타이어 주식 824만8000여주를 금호기업 주식으로 교체한다고 공시했다. 금호기업 담보 주식 수와 금액 등은 추후 확정한다. 주주협의회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됐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대신 금호기업 주식을 담보로 잡는 셈이다. 이로써 박 회장 부자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