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스승' 부시 밀어내는 루비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사진)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이자 억만장자인 폴 싱어 회장이 최근 루비오 의원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공화당 대선주자 3차 TV토론회를 지켜본 뒤 “루비오 의원이 복잡하게 흘러가는 경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유일한 후보이며 민주당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을 적임자”라고 당내 후원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루비오는 3차 토론회에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공격을 받자 “아마도 누구가가 ‘나를 공격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 모양인데 나는 계속 ‘주지사 부시’를 존경할 것이다. 나는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지 부시에 맞서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고 차별화를 시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 베트페어와 또 다른 베팅사이트인 프레딕티트는 최근 루비오의 경선 승리 가능성을 각각 29%, 40%로 예측했다. 공화당 주자 가운데 1위다.

반면 부시는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위기를 겪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젭 부시의 후원금을 받고 뛸 듯이 좋아했던 ‘애송이’ 정치 지망생 루비오가 18년 만에 멘토이자 정치적 후원자인 부시를 대선 경선에서 제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1988년 주지사 당선을 앞두고 있던 부시는 플로리다의 소도시 웨스트마이애미 도시관리위원(커미셔너)으로 출마한 루비오에게 50달러짜리 수표를 후원금으로 건넸다. 부시는 그 후 루비오의 정치적 후원자이자 멘토 역할을 맡았고, 루비오는 시의원, 주의원을 거쳐 연방 상원의원으로 승승장구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