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前신한은행장, 부회장 맡아 출근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64·사진)이 10개월여 만에 다시 출근한다. 지난 1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던 서 전 행장은 건강을 회복해 ‘신한은행 부회장’ 직함으로 비상근 경영자문역을 맡기로 했다. 서 전 행장은 2일 오전 서울 광교의 신한은행 백년관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할 예정이다.

서 전 행장은 중도 퇴진한 이백순 행장의 뒤를 이어 2010년 12월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전임 행장의 잔여임기를 채운 2012년 3월 임기 3년의 행장으로 재선임됐으며 올해 3월 말 연임이 유력시됐다. 하지만 지난 1월2일 시무식 직후 감기몸살 증세로 입원했다가 급성폐렴과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행장에서 물러났다. 신한은행은 서 전 행장의 갑작스런 퇴임으로 두 달여 동안 행장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한 뒤 3월 말 조용병 행장(전 신한BNP파리바 사장)을 새 행장으로 선임했다.

서 전 행장은 이후 조혈모세포은행(골수은행)을 통해 골수이식을 받으며 치료에 전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 전 행장이 두 달여 전 입원 치료를 마치고 지금은 통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며 “(서 전 행장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만큼 가끔 사무실로 출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임원들은 출근하는 서 전 행장에게 그동안 노고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10개월 만에 출근하는 서 전 행장에게 예우 차원에서 부회장 직함을 부여하기로 했다. 행장, 부행장으로 재직하다 퇴임한 임원들에게 임기 1년의 비상근 고문을 맡도록 하는 관례에 따르면서 조금 더 배려한 측면이 있다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서 전 행장은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사무실로 출근해 은행 경영과 관련한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부회장이 공식 직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서 전 행장의 향후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 전 행장에 대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그가 건강만 회복하면 중용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진작부터 흘러나왔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서 전 행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